수에즈운하 사태, 천문학적 피해...치열한 ‘보험공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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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운하 사태, 천문학적 피해...치열한 ‘보험공방’ 예고
  • 고영찬 기자 koyeongchan@kongje.or.kr
  • 승인 2021.03.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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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초 1주일만에 선체 부양작업 성공
- 선박회사부터 제3자 기자재 기업까지...피해보상 줄지을 듯
선체 부양작업에 성공한 모습. 사진=수에즈운하관리청(SCA)
선체 부양작업에 성공한 모습. 사진=수에즈운하관리청(SCA)

[한국공제신문=고영찬 기자]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있던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EverGiven)가 모래 제방에 좌초한지 7일 만인 29일 선체 부양작업에 성공했다. 다만 대각선 방향으로 운하를 막고 있는 것은 여전해 운하가 언제 열릴지는 미지수다. 피해 규모도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미국 CBNC는 해운정보업체 로이드 리스트를 인용해 수에즈 운하의 평소 하루 물동량을 기반으로 이번 좌초 사고로 시간당 약 4억달러(약 4500억원)규모의 물류 운송이 지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유럽은 코로나19 펜데믹 충격만큼 큰 피해가 예상된다. 유럽의 자동차 제조 및 부품업체는 공장에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공정에 맞춰서 공급받는 ‘적시생산방식(JIT)’를 택하고 있어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생필품에 속하는 커피와 휴지 등의 공급은 벌써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현재 수에즈운하 통과를 위한 대기 선박 수도 430여척에 달해 120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화물이 묶여있다.

화물선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우회해도 피해는 줄어들지 않는다. 희망봉 경유시 노선거리가 약 6000마일(약 9650km) 늘어나면서 연료비는 30만 달러(약 3억 4000만원)가 증가한다. 화물지연에 따르는 피해도 그대로 이어진다.

27일(현지시간) 볼룸버그 통신도 이번 사고로 발생한 피해와 관련하여 수억 달러 규모의 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고, 이해당사자간 책임 전가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피해 선박이나 회사들은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고, 보험사는 다시 사태의 원인이 된 ‘에버기븐’호 선주 또는 선사에 손실 보상을 요구하게 된다. 에버기븐호 측은 다시 보험사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길고 복잡한 분쟁이 될 전망이다.

또한 화물지연으로 피해가 발생한 원자재 회사 간의 분쟁, 컨테이너선 자체 피해 등으로 인해 보험사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돼 법적절차까지 고려하면 보상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고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보험사는 영국의 P&I 클럽(U.K. P&I Club)이다.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제3자 책임보험을 담당하는 P&I 클럽 13곳 중에 영국 P&I 클럽이 ‘에버기븐’호의 인프라 손상과 장애 손실 등을 보장하고 있다.

현재 P&I 측은 에버기븐호의 운항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피해규모를 계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에버기븐호의 뱃머리가 박힌 제방에서 2만7000㎥의 모래를 파내고 18m 깊이까지 굴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SCA는 29일 만조에 맞춰 대형 예인선을 투입하여 선체 부양작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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