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백신과 공제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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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백신과 공제상품
  • 남상욱 서원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보험교육연구원 대표) sangwooknam@hotmail.com
  • 승인 2020.12.07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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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남상욱 교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틈을 보인 우리도 할 말이 없지만, 그 틈새를 찾아내 끝없이 파고드는 코로나도 참 징글징글하다. 집요하기 그지없다. 다행히도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어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백신이 곧 나온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백신이 나온다 한들 당분간 생산량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우리 차례가 되기까지 또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를 일이다. 우리가 백신을 못 만들었으니 접종이 후순위로 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백신이 들어온 후 누가 먼저 접종할 것이냐는 여간 첨예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접종 순위가 제대로 정해지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듣자 하니, 많은 국가에서 백신 접종 최우선 대상자는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이었고, 이후 순위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영국은 연장자순으로, 일본은 기저 질환자와 노인 순이라 한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생산 가능 연령대인 18세부터 59세 사이의 성인이 먼저이고, 독일은 경찰, 소방관, 교사 등 필수적 국가 기능과 공공 생활 유지 인력을 우선 접종자로 포함했다고 한다. 나라별 경제 상황과 각기 다른 국민 문화와 지향점이 반영된 것이겠다. 우리도 코로나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정했다고 하니 살펴볼 일이다.

작금의 코로나 광풍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무한정의 리스크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인류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신체적 위해, 심리적 공포와 위협을 가할지 철저히 궁리하면서 우리를 호시탐탐 노린다.

특히, 우리가 대적하기 버거울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 위기나 엄청난 강도의 천재지변 빈발 등 리스크의 몸집이 계속 불고 있다. 체급이 올라갈수록 펀치력은 한층 세진다. 단 한방에 다운당할 수 있다. 거대해지는 리스크에 맞서 싸울 백신 개발이 절대 필요한 이유다.

그동안 우리 공제도 공제회원을 위한 맞춤형 리스크 백신을 잘 공급해 왔다. 그러나 리스크는 더 복잡해지고 험악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질병에 맞는 백신을 개발해 적시에 공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리스크 백신 개발은 새로운 리스크를 파악해 그에 맞는 신상품을 만드는 방법도 있고, 또 국내외 리스크 백신 개발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방법 등 여럿이다. 이 중 한 가지, 우리 공제업계가 벤치마킹해 볼 것을 소개하면 미국과 유럽의 대형 리스크 관리 전문사와 재보험사 등이 근래 내놓고 있는 재난재해 리스크에 대응한 보험상품 적용 확장상품인 파라메트릭 보험(Parametric insurance)이다.

이 보험은 계약 시 확정한 리스크에 한정해 사전에 정한 지표, 예컨대 기온 몇 도, 지진 강도 몇 데시벨 등을 웃돌거나, 밑돌게 되면 그 즉시 사전에 정한 보험금이 지급되는 구조이다. 부보대상이 되는 어떠한 현상이 발현되면 바로 보험금 지급 절차가 개시되어 신속한 보험보장 실현이 가능한 데다 보험수요자의 니즈에 따라 보험금액 조정 등 보험 상품 설계와 가입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물론 보험공급자도 지표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자동으로 결정되기에 사고조사, 손해사정 등의 비용 지출이 불필요하고, 보험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공제업도 리스크 백신 제공 차원에서 이러한 파라메트릭 보험상품을 벤치마킹해 공제 회원에게 공급하는 것을 생각해 봄직하다. 무엇보다 이 파라메트릭 보험은 기존 보험과 조합 또는 보완책으로, 약관상의 면책 부분까지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새로운 공제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 아울러 복잡한 약관, 어려운 면책조항을 피하면서 이해하기 쉬운 공제계약 체결 또한 용이해 공제회원의 니즈를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

내년에는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를 물리칠 백신과 함께 공제의 색채가 가미된 다양한 리스크 백신을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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