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보험상품이 된 실손의료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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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험상품이 된 실손의료보험
  • 한창희 국민대 법학과 교수 chgm@kookmin.ac.kr
  • 승인 2020.11.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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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한창희 교수] 실손의료보험은 현재 3000만명 이상이 가입해 ‘국민 보험’ 상품이 됐다. 이 보험은 가입자가 질병, 상해로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를 받은 경우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회사가 보상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또는 의료급여법에서 정한 의료급여(본인부담금)와 비급여의 합계액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금액을 보상한다.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 되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6년 경에는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같이 국민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증가된 의료비를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은 사회안전망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실손보험 가입자수는 생명보험회사 628만건, 손해보험회사 2793만건으로 총 3421만건에 이르고, 전체 국민의 가입비율은 66%이다.

손해보험사는 1963년부터 실손보상 상해보험을 도입했으며, 1977년 단체건강보험, 1978년 특약형태의 질병보험 등을 판매했다. 1999년 상해 및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중 본인부담금을 보상하는 보험을 판매하면서 본격적인 실손의료보험 시대를 열었다.

이 시기의 상품은 자동차보험처리 또는 산업재해보상처리가 되어 피보험자가 치료비를 지출한 내용이 없다고 하더라도 자동차보험 또는 산업재해보험으로 처리된 의료비까지 지급받을 수 있었다. 해당 계약은 과잉치료 및 보험계약의 사행성 논란에 따라 2003년 9월 30일 이후에 폐지됐지만 지금도 유지 중인 계약이 있다고 한다.

2003년에는 생명보험사도 실손의료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상품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본인부담금의 100%를 보상했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발생의료비의 50%를 보상했다. 또 자동차보험처리 또는 산업재해보상처리가 되어 피보험자가 치료비를 지출하지 않았어도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여 50%를 보상했다.

2009년 10월에는 의료비를 100%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이 의료이용량 증가를 유발하여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과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실손의료보험표준약관이 시행됐다. 위험 보장비율이 현행 100%에서 90%로 축소되고, 구성이 복잡하고 회사마다 제각각인 상품이 단순화됐다.

2012년 8월에는 과잉진료를 방지하고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료이용을 유도하며 과도한 보험료인상을 억제하기 위하여 자기부담비율 10%를 설정했고, 20%인 상품도 출시됐다.

2015년 9월에는 표준형의 경우 급여의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합계액의 20% 해당액을 공제하고, 선택형의 경우 본인부담금의 10% 해당액과 비급여의 20% 해당액의 합계액을 공제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2016년 1월에는 2009년 10월 표준화약관이 제정된 이후 가장 많은 개정이 이뤄지면서, 보험금 지급기준의 해석의미를 명확히했다. 개정사항에 대하여 2009년 10월 이후 약관에 대해서도 소급적용 하도록 했다. 산재보험에서 보장받지 못한 의료비는 기존에 본인부담금에 대해 40% 지급하던 부분을 90% 또는 80% 지급되도록 개선했다. 또한 보험회사가 가입과정에서 중복계약 확인 및 설명의무를 미이행한 경우 계약일로부터 5년 이내에 보험회사로부터 납입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17년 4월에는 비급여에 관한 3대 특약에 대해서는 의료쇼핑으로 인한 무분별한 과잉진료를 방지하고자 자기부담금을 30%로 설정하고 특약 항목별 연간 누적 보장한도·횟수를 설정했다. 나아가 직전 2년간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에게 차기 1년간 보험료를 10% 이상 할인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한편, 요양병원 등에서 암 치료비에 관한 논의도 짚고넘어갈 필요가 있다. 암보험 약관에는 암의 직접 치료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약관제정시 예상하지 못한 요양병원 입원치료가 급증하여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을 둘러싼 소비자 분쟁이 생명보험업계의 뜨거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 환자는 늘고 있지만 암보험 약관의 입원비 지급 기준이 분명하지 않아 이를 둘러싼 분쟁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2018년 9월 18일 ‘항암 치료를 앞두고 필수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한 것은 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항암 치료를 위한 사전 치료를 받는 것도 약관에 명시된 보험금 지급 기준인 ʻ암의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입원했을 때ʼ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여 보험금 지급을 권고했다. 그러나 보험회사가 이를 일부만 수용하여 해결이 어려운 실정이다.

실손의료보험은 보험사의 마케팅, 의료환경, 물가상승 등을 고려하여 보장기간, 보장금액 등 상품내용이 자주 개선됐다. 또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가 1991년 3차 개정에서 2016년 제7차 개정에 이르기까지 크게 변화하여 암 등 질병의 진단확정에 있어 이전에 가입한 피보험자에게는 이전의 진단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다툼의 여지도 많다.

국민 대부분이 가입하여 사회안전망의 기능을 하는 실손의료보험에 대하여 상품의 특성을 감안한 합리적인 규율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앞으로 공제와 보험관계자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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