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회 CSR, 연탄배달‧김장나눔 등 10년 전과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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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회 CSR, 연탄배달‧김장나눔 등 10년 전과 판박이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0.11.20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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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사회공헌, 기술력+업 연계 = 소셜임팩트로 진화
공제회 CSR은 1차원적 수준, 이미지메이킹에만 국한

[한국공제신문=홍정민 기자] 공제기관의 사회공헌 활동이 천편일률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기업들이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반면, 공제회 사회공헌은 김장·연탄나눔, 밥퍼 봉사 등 1차원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CSR을 단순 이미지메이킹으로 여기는 풍토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을 다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전문분야인 통신기술과 언텍트 기술을 결합해 코로나19 이후 매출 하락에 시달리는 국내 농가 돕기에 나섰다. 농산물 장터 ‘U+로드’를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것.

U+로드는 LG유플러스가 농가에서 직접 구매한 농산물을 고객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판매수수료는 물론 배송비까지 무료로 제공해 경영난에 직면한 농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U+로드에서 소비자가 농산물 구매에 쓴 금액의 50%만큼 LG유플러스에서 별도 재원을 마련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한다. 이 돈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용된다.

아모레퍼시픽는 화장품회사 답게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라는 CSR캠페인을 지난 9월 유튜브 라이브방송으로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치료 과정에서 피부 변화, 탈모 등 변화를 겪는 암 환자들이 자신을 스스로 아름답게 가꿀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된 교육 캠페인이다.

방송은 메이크업 및 재활전문가들이 출연해 암환자를 위한 메이크업과 피부관리법, 재활운동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아모레 카운셀러, 아모레퍼시픽 교육 강사, 대한체육회와 대한체조협회의 전문지도자가 병원과 암 환자 커뮤니티를 통해 선정된 350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이처럼 기업이 CSR을 단순한 봉사활동과 기금 조성 등이 아닌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이에 비해 공제기관은 사회공헌을 이미지 마케팅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공제기관들의 CSR 운영 현황을 살펴본 결과 대다수의 공제기관들은 연탄 나르기, 김장 담그기, 사랑의 밥차 등의 봉사활동을 획일적으로 선보여 왔다.

군인공제회의 경우 최근 5년간 매년 5~7차례의 봉사활동을 일정 시기에 고정적으로 행해왔다. 설이나 추석 명절에는 국가유공자 및 어려운 회원 위문, 3·9월 상·하반기마다 사랑의 밥퍼 나눔봉사, 11월 김장 나눔행사, 12월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 등 단편적이고 정형화된 봉사활동을 매년 지속하고 있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똑같다. 예컨대 2010년 10월 24일 ‘사랑의 연탄배달’이란 연합뉴스 기사를 보면, 군인공제회 임직원들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연탄배달을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10년 뒤 2019년 12월 4일 뉴시스 기사 제목은 ‘군인공제회 사랑의 연탄배달’ 실시로 비슷한 내용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도 마찬가지다. 추석맞이 아동복지시설 방문 후원, 헌혈, 무료급식 배식, 사랑의 연탄나눔, 임직원 자선바자회, 요양원 봉사, 사랑의 김장나눔 등 획일화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이 1차원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이유는 공제기관 고유의 노하우나 전문영역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연구할 자본이나 인력이 별도로 투입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CSR 담당자는 “기업들은 사회공헌 활동에 투입되는 자금을 사회에 기여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투자 개념으로 생각하는 반면, 공제기관들은 회수 불가능한 비용이라고 인식해 소극적이고 1차원적인 생색내기용으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는 사회공헌 대상자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그들이 정말 필요한 봉사활동을 고민하고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똑같은 봉사활동이 아니라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활동으로 업그레이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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