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공 사이언스빌리지, 240세대 중 37가구만 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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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공 사이언스빌리지, 240세대 중 37가구만 입주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0.10.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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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억원 투입해 과학기술인 실버타운 건설
최대 19평형 좁은 주거공간, 매달 220만원 생활비 부담에 흥행 실패
사이언스빌리지 조감도. 사진=과학기술인공제회
사이언스빌리지 조감도. 사진=과학기술인공제회

[한국공제신문=홍정민 기자] 은퇴과학기술인을 위한 첫 실버타운 '사이언스빌리지'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입주세대가 20%도 채 되지 않기 때문. 코로나19의 영향과 함께 좁은 공간, 높은 관리비 등으로 인해 입주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스빌리지는 정부 예산과 민간 기부액을 합쳐 총 570억원이 투입됐으나 정작 입주자는 총 240세대 중 약 16%인 37가구만 입주한 상태다.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언스빌리지는 과학기술인에 특성화된 실버타운으로 입주대상은 만 60세 이상 전·현직 과학기술인 및 배우자 각각의 직계존속이 해당된다. 지하 2층~지상 10층의 건물로 1인실 100세대, 2인실 140세대로 총 240세대로 구성됐다. 식사와 의료 서비스를 비롯 과학기술인의 특성을 살려 은퇴 이후에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서관 겸용 연구실과 세미나실도 마련돼 있다.

이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입주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감염 위험성이 우려돼 입주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스빌리지에서 마련된 공연, 서예강좌, 영화감상실, 탁구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비롯해 연구실이나 도서관 등 대규모 밀집 시설이 있어 이를 통한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언스빌리지는 전용면적이 63~64㎡(19평), 38㎡(11평)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실버타운의 경우 공급평형이 20평대부터 40평대까지 다양하게 나눠져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 반면 사이언스빌리지는 입주자 입장에서 거주하기에 좁은 면적들로 이뤄져 있다는 것. 현직 과학기술인 김모 씨(35)는 “19·11평형대는 연구자료 등 짐이 많은 어르신들이 들어가서 살기에 좁고 불편할 수 있다”며 “좀더 넓은 평형대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사이언스빌리지의 입주비용 및 관리금도 결코 저렴한 편이 아니다. 전용면적 19평형에 2인이 입주시 1억6000만원대의 보증금과 별도로 매달 약 220만원의 생활비가 요구된다. 공제기관 관계자는 "평형대에 비해 이는 가격이 낮지 않다"며 "타 공제기관 실버타운의 경우 30평형의 입주비용 1억2000만원, 2인 가구 생활비는 약 240만원으로 사이언스빌리지보다 더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직장은 대전이지만 거주지가 대전이 아닌 과학기술인들에게 사이언스빌리지에 정착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도 입주율이 낮은 원인으로 풀이된다.

공제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 노인 요양시설의 경기상황이 하락추세임과 함께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입주율이 급증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아직 입주를 시작한지 1년이 되지 않아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과기공은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9일 과학기술인과 배우자에서 각각의 직계존속까지 입주자격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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