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공제회 대체투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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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공제회 대체투자 ‘빨간불’
  • 김장호 기자 kimjangho@kongje.or.kr
  • 승인 2020.10.1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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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영화‧에너지 등 국내외 투자 줄줄이 손실

[한국공제신문=김장호 기자] 한국교직원공제회의 국내외 대체투자에 적신호가 켜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영화투자의 연이은 실패로 56억 7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교직원공제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제회는 지난 2009년 상암DMC 랜드마크빌딩 서울라이트타워 개발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상암DMC 랜드마크빌딩 개발사업 세부 내역’을 보면 당시 개발사업 규모는 총 사업비만 3조3000억원으로 해당 부지에 지하 9층에서 지상 133층이라는 대규모 빌딩 개발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교직원공제회는 주무관청 서울시와 시행사 서울랜드마크 컨소시엄 SPC(특수목적법인)가 진행하는 민간사업자 공모 PF사업에 약 2700억원을 투자하여 최대 출자자로 참여할 계획이었다.

당시 해당 특수목적법인 자본금으로 700억원을 투자하면 수익률 8%, 대출금으로 2000억원을 투자하면 수익률 9.5%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교직원공제회가 489억원을 투자한 상황에서 시행사가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에 따른 사업성 개선 목적으로 사업계획 변경요청을 했으나 서울시가 수용을 거부했다.

결국 토지중도금 미납 및 사업계획 원안 추진 미확약 등을 이유로 DMC 사업용지매매계약이 해제됐다. 교직원공제회의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무산되고, 주무관청 서울시와 시행사 간의 소송이 진행됐다.

공제회는 최초 투자 시점 이후 10여 년만인 지난해 4월에서야 투자 회수를 최종 마무리 했으나, 시행사에 투자한 489억원 중 445억원만 회수해 총 4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공제회는 시행사의 잔여 분배금 4억원을 추가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체투자에서 56억원 날려

공제회는 영화펀드 투자에서도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공제회가 추가 제출한 「영화펀드 출자 및 회수금액」 및 「하이무비스타K 평가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폐쇄형 사모투자인 ‘하이무비스타 K사모 특별자산투자신탁’을 통해 진행한 국내 영화 투자에서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무비스타 K사모 특별자산투자신탁’은 사업자인 CJ E&M이 메인으로 투자 및 배급하는 영화에 일부 지분을 투자하고, 영화 수익권을 취득해 흥행 성적에 따라 수익금을 배분받는 구조의 특별자산 투자신탁이다. 투자는 2014년 10월 시작됐으며, 신탁 계약기간은 4년이었다.

총 272억 8000만 원을 투자한 교직원공제회는 2018년 신탁계약기간 만료 당시 –4.89%의 수익률로 260억원만을 회수해 약 12억 7000만 원을 손해를 봤다.

이는 영화 베테랑이 259.1% 수익을 보이는 등 몇몇의 영화들이 우수한 수익률을 보인 반면, 영화 은밀한 유혹 –80%, 도리화가 –74.1%, 고산자 대동여지도 –61.6% 등에서 투자 원금도 제대로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준영 의원은 “대체투자는 실패하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안겨준다”면서 “PF사업은 손실 규모가 크고 소송 등으로 10년 가까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웠던 점을 생각하면 투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캐니언 Distressed 펀드 투자계획(안)」 관련 교직원공제회 임원회의 결과 보고 내용(17.04.26)

해외투자도 –10%대 수익률 기록

교직원공제회가 칼라일펀드 등을 통해 투자한 해외 대체투자에서도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제회는 △2016년 ‘삼천리 글로벌 에너지 오퍼튜니티 사모 특별자산 투자신탁 1호’와 △2017년 ‘이지스 글로벌 사모 재간접 대체투자신탁 132호’에 해외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각각의 수익률이 -10.3%와 -2.6%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천리 글로벌 1호 펀드는 북미 에너지 기업의 주요자산을 담보로 선순위 직접 대출하는 해외 에너지 크레딧펀드에 재간접펀드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다. 이지스 글로벌 132호는 이지스자산운용을 통해 글로벌(북미 중심) 디스트레스드(Distressed) 전략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이다.

그러나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 등으로 북미 지역 에너지 기업들의 업황을 극복하지 못한 탓에 목표 수익률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삼천리 글로벌 1호의 경우 811억원을 투자해 현재 141억원을, 이지스 글로벌 132호의 경우 367억원을 투자해 현재 145억원을 회수한 상태로 확인됐으며, 현재 평가 수익률에 따른 투자금 대비 추정 손실액은 약 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당시 운용사에서 제시한 목표수익률은 보수 차감후 수익률 10~12% 내외였으나, 현재 국제 유가 등 에너지가격 하락 여파로 -10%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배준영 의원은 “펀드 운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공제회에 가입한 교직원에게 돌아가는 만큼, 높은 수익률을 쫓기보다는 안정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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