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재보험료 크게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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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재보험료 크게 오른다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0.09.2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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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험사, 사회적 인플레이션‧낮은 금리‧잇단 자연재해 ‘3중고’
수년간 클레임 증가로 실적악화, 무디스 “연말 보험료 최소 5% 인상”
뮌헨리, 코로나19로 2조원 증발…전염병 손실에 대한 기업담보 중지 검토

[한국공제신문=박형재 기자] 글로벌 재보험시장이 경색되고 재보험료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과 산불, 보잉737 MAX의 운항정지 등 다양한 사건사고와 코로나19로 인한 전염병 보상까지 맞물려 재보험사의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재보험 계약 갱신 때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됐다.

무디스, 연말 재보험 갱신시 보험료 최소 5% 인상

비즈니스 인슈어런스, 인슈어런스 저널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재보험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는 9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연말 재보험 계약 갱신시 보험료가 최소 5%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40개 재보험 구매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는 연말에 모든 보험종목에서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가격인하를 예상하는 응답자는 전혀 없었다. 이는 작년에 50% 미만의 응답자만이 가격인상을 예측했던 것과 비교된다.

재보험 가격은 이미 연중 갱신기간 동안 크게 인상됐다. 무디스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재물 자연재해 리스크에 대해 가장 큰 재보험료 인상을 예측했으며, 응답자 50% 이상이 미국과 카리브해의 재물보험요율이 5%~7.5% 사이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35%는 특종보험요율이 5%~7.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19의 대유행 여파와 자연재해 손실, 담보력 부족, 책임보험 손해액의 증가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재보험사도 보험료 인상 한목소리

세계적인 재보험사들도 잇따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Aon 재보험사업부 앤디 마르셀 CEO는 “재보험사들은 저금리와 3년 간의 높은 자연재해 (catastrophe) 손실, 그리고 ‘사회적 인플레이션(social inflation)’ 또는 법원의 판결 및 합의 증가로 인한 미국 내 높은 배상책임 손해 등으로 인해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지난 1분기 특약갱신 때 재물보험 시장에서 재보험료 인상이 있었으며, 재보험사들이 목표로 하는 고객과의 특정 파트너십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하지만, 재보험료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뮌헨재보험 역시 역시 코로나 위기가 닥치기 전부터 재보험 산업은 상당한 재보험요율 인상시기에 있었으며, 이는 향후 2년 또는 더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뮌헨리 재보험부문 CEO인 토르스텐 예보렉은 “10년 이상 재보험가격과 재보험조건이 악화되면서 전체 산업에 대한 수익성이 크게 감소돼 가격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몬테카를로 미디어 컨퍼런스 연설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예보렉은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시장과 여러 보험종목에서 대형손실과 자연재해손실 등이 크게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2017년 허리케인 하비, 이르마, 마리아(HIM이라고도 함)와 같은 사건, 미국의 산불, 2019년 보잉 737 MAX의 운항정지를 포함한 다양한 비행기 사고와 위성보험사고 등의 인재(人災)를 재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사회적 인플레이션이 업계의 특종보험요율을 인상시키고 있다. 예보렉은 “2014년 이후 업계의 기본 손해율이 상당히 증가해서 원수보험사에게 먼저 영향을 끼치고 이제는 재보험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클레임 악화와 저금리기조, 사회적 인플레이션

별도의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스위스재보험의 언더라이팅 오피서인 티에리 레거 역시 “수년간의 클레임 악화와 보험료 하락, 사회적 인플레이션이 올해 실적악화에 큰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회적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인 반기업환경(anti-corporate environment)에 의해 촉진되며,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원고 측은 배심원단을 자극하는 심리학 기반의 전략을 펼친다. 그 결과, 500만 달러 이상의 고액의 원고 승소 판결이 지난 몇 년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코로나 19이후의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것도 재보험사에 타격을 줬다고 주장했다.

레거는 “2020년 상반기 동안 업계 손해율이 5% 악화된 것은 금리 하락이 영향을 줬다”며 “보험료가 일부 인상됐지만 올해 상반기 금리 하락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험료 증가분으로 클레임 증가의 부담을 보상할 수 없기 때문에 강력한 가격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보렉은 “수익성과 가격의 붕괴, 각종 손해의 증가, 낮은 금리 수준이란 3가지 요인은 재보험시장 경색(hardening)으로 이끌 것”이며 “그 결과 적어도 향후 1~2년 동안 재보험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아시아와 북미에서 이런 현상이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뮌헨재보험은 더 이상 전염병 손실에 대한 기업담보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15억 유로(약 2조777억원) 손실을 기록한 후 나온 것이다.

올해 초 재무 결과가 발표되자 뮌헨재보험은 가장 큰 손실은 주요 행사의 취소 또는 연기와 관련이 있으며, 기업휴지손해와 같은 다른 P&C 종목도 일부 있다고 밝혔다.

뮌헨재보험은 실제로 올해 2분기에 코로나19를 제외하고는 평균 보다 낮은 대형사고와 ERGO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어 손익을 개선했다고 보고했다.

예보렉은 “우리는 앞으로 신규 재물보험과 상해보험에 전염병 담보를 포함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만 생명보험과 건강보험 계약에서는 계속해서 전염병을 담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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