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보험, 대세로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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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보험, 대세로 떠오를까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0.08.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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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국내 첫 사후정산형 P2P보험 출시
독일·미국·일본 등 해외에선 이미 활성화

[한국공제신문=홍정민 기자] "보험료, 사고나면 내세요."

기존 보험의 상식을 깬 새로운 보험이 등장했다. 최근 일본에서 선보인 후불제 P2P 암보험이 바로 그것. 국내에서도 후불제는 아니지만 사후정산받을 수 있는 P2P 보험상품이 등장하면서 P2P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P2P보험은 동일한 위험보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룹을 형성해 보험금을 적립하는 상품이다. 그룹에 있는 가입자들의 보험사고 실적에 따라 기간 종료되면 보험료를 일부 환급받을 수 있다.

일반 보험과 가장 큰 차이는 일반적인 보험은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가입자에게서 받은 보험료와 실제 지급한 보험금 사이의 차익을 보험사가 100% 가져가지만, P2P보험은 가입자들이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P2P보험이 상용화되면 다수의 가입자 그룹이 형성돼 서비스가 성립됨에 따라 보험가격, 수수료(사업비) 및 환급금 결정을 포함한 주요 서비스 운영내역을 참여자에게 오픈해 보험의 신뢰도가 제고된다. 또한 보험료를 나눠서 분담하기 때문에 1인당 보험료도 줄어들어 기존 보험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위험을 대비할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도 고객경험과 접근성이 개선된 판매채널과 제휴해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가입자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보험료 및 환급구조를 제공함으로써 추후 확장된 위험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P2P보험은 독일, 미국, 일본 등 해외 보험시장에서 보험중개사나 신생 보험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독일의 프렌드슈어런스는 최초의 P2P보험사로 2010년에 설립됐다. 가입자들이 페이스북 등 SNS 계정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최대 15명까지 커뮤니티를 형성해 가입가능하다. 소규모 운영으로 가입자들의 위험 속성을 서로 이해하고 도덕적 해이나 보험 사기에 대해 상호 감시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미국 레모네이드는 지난 7월 3억달러(약 3553억원) 규모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후 첫 거래에서 140% 상승했다. 보험사는 보험료의 25% 수수료만 받고 있으며 잔여 수익 전액은 가입자가 지정한 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3분 만에 보험가입이 가능하며 인공지능을 사용해 몇 초 안에 보험금이 지급된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을 참여자 모두의 이해관계로 연동한 실질적인 P2P보험사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소액단기보험사인 저스트인케이스(Just In Case)는 일본 최초 P2P 암보험인 더치페이 암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9개사와 제휴를 통해 해당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암진단 시 정액 80만엔(약 894만원)의 보험금을 받지만 가입시에는 보험료를 내지 않는 후불제 방식으로 암에 걸리지 않는다면 보험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지난 7월 국내에도 P2P보험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보험료 정산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보험'이다. 생명보험사 최초 금융위원회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이 상품은 6개월 만기로 입원비를 보장하는 건강보험으로 질병이나 재해 상관없이 입원하면 첫날부터 하루 최대 6만원을 지급한다.

또한 이 상품은 보험가입자 그룹의 보험사고 미발생에 따른 이익의 90% 이상이 가입자에 환급된다. 가입자들이 건강하면 건강할수록 보험금 총액이 줄어들어 환급금은 커지는 방식으로 보험사고 방지를 위한 가입자들의 공동 노력이 직접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다.

미래에셋생명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P2P보험이 상용화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에 따르면 P2P보험시장은 보험료가 낮아 가입자의 부담도 덜 수 있어 새로운 시장으로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나 국내에서는 아직 막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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