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공제⑤] 과학기술인공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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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공제⑤] 과학기술인공제회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0.08.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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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7조1832억원, 부채 7812억원, 지급준비율108.6%
운용자산 6조6611억원, 2019년 투자 포트폴리오는 부동산, 기업, 인프라 순
감사보고서 살펴보니... 성희롱·취업규칙 위반 등 3차례 직원비리
올해 목표수익률 5%, 5000억대 공제회관 매입 추진

한국공제신문이 ‘숫자로 본 공제’ 시리즈를 시작했다. 주요 공제회 정관과 경영공시를 들여다보고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내용이다. 공제회 예산, 공제상품, 자산운용 현황, 주요 이슈 등을 다루는 것은 데이터가 부족한 공제업계에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다섯번째 주인공은 과학기술인공제회다. 

①한국지방재정공제회
②전문건설공제조합
③소방공제회
④엔지니어링공제조합
⑤과학기술인공제회

[한국공제신문=박형재 기자]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국책연구원들의 해외 유출 문제가 심각했다. 한국 기업이 흔들리는 사이 많은 연봉을 미끼로 핵심 인재를 데려간 것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이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만든 단체다. 과학기술인에 대한 효율적인 공제제도를 확립해 생활안정과 복지를 지원하고 있다.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을 막고 IT강국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기여한 과학기술인공제회에 대해 알아보자.

회원 7만5364명, 회원부담금 5조5444억원

과학기술인공제회는 2019년 말 기준 회원기관 676개, 일반 및 특별회원 7만5364명이 가입했다. 회원분포는 과학기술분야 비영리법인 1만8593명(24.7%), 엔지니어링사업자 1만7347명(23%), 정부출연기관 1만2742명(16.9%), 특정연구기관 5890명(7.8%), 과학기술관련 정부부처 4764명(6.3%), 기업부설연구소 4688명(6.2%) 등이다.

이들은 퇴직연금, 적립형공제, 목돈급여 상품에 가입해 5조5444억원을 회원부담금으로 내고 있다. 2019년 기준 각 상품별 가입자수는 퇴직연금 2만4461명(회원부담금 1조8585억원), 적립형공제 6만532명(1조3684억원), 목돈급여 2만6482명(2조3175억원) 등이다.

운용자산 6조6611억원, 부동산 투자 1조7623억원

공제회 자산운용은 안정성, 수익성, 투명성을 원칙으로 한다. 회원의 생활안정 및 복리후생 증진을 위해 투명한 절차에 따라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5년마다 중장기 자산운용계획을 정하고, 매년 10~12월 연간 자산운용계획과 자산운용정책서를 심의·의결하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2017년에는 운용자산 4조8852억원 중 부동산 비중이 가장 높았다. 부동산 1조6075억원(32.9%), 기업 1조988억원(22.5%), 채권 7720억원(15.8%), 주식 6465억원(13.2%), 인프라 6272억원(12.9%), 단기자금 1332억원(2.7%)이었다.

그러나 2019년에는 운용자산 6조6611억원 중 부동산 1조7623억원(26.5%), 기업 1조4772억원(22.2%), 인프라 9655억원(14.5%), 채권 9453억원(14.2%), 주식 9089억원(13.6%), 단기자금 6019억원(9.0%)으로 달라졌다. 부동산, 채권 투자가 줄고 인프라 및 단기자금 투자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연도별 운영성과는 2017년 자산운용 수익률 6.28%, 2018년 1.66%, 2019년 8.15%로 나타났다. 2018년 1.66%의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뒤 2019년 8.15%로 급반등해 눈길을 끈다.

세부 항목을 보면 2017년은 주식투자에서 461억원(수익률 8%), 기업투자에서 775억원(수익률 7.7%) 수익을 냈다. 2018년은 기업투자 920억원(8.22%), 부동산투자 1160억원(수익률 6.90%)의 이득을 봤으나, 주식투자에서 마이너스 1998억원(수익률 –27.64%)을 기록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2019년은 주식 803억원(수익률 11.01%), 부동산 1593억원(9.46%), 기업 1119억원(8.48%) 등 모든 분야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2020년 목표 포트폴리오는 부동산 25%, 기업 24%, 채권 17%, 주식 17%, 인프라 16%, 단기자금 1%로 가져갈 예정이다. 주식, 채권 등 전통적 자산 비중을 소폭 확대하고, 부동산 투자를 축소한 것이 특징이다.

중장기 목표 포트폴리오는 주식·채권 35% 이내, 부동산 30% 이내, 기업 25% 이내, 인프라 10% 이상을 유지할 방침이다. 재정안전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ALM(자산·부채관리 최적화) 기반의 중장기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하고, 주식·채권 비중을 확대하며, 대체투자 중 인프라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7~2019년 연도별 자산운용 성과. 2018년 주식 부문에서 1998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과, 2019년 수익률 8.15%를 달성한 것이 눈길을 끈다.
2017~2019년 연도별 자산운용 성과. 2018년 주식 부문에서 1998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과, 2019년 수익률 8.15%를 달성한 것이 눈길을 끈다. 사진: 과기공 홈페이지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배분 계획. 중장기적으로 주식과 채권, 인프라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배분 계획. 중장기적으로 주식과 채권, 인프라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과기공 홈페이지

자산 7조1832억원, 부채 7812억원

경영공시에 따르면, 과기공 자산은 2019년 기준 7조1832억원이다. 2017년 5조2214억원에서 2조원 가량 급증했다. 

부채 규모는 2017년 6386억원(유동 749억원, 비유동 5637억원), 2018년 7102억원(유동 723억원, 비유동 6379억원), 2019년 7812억원(유동 160억원, 비유동 7652억원)으로 조사됐다.

공제회 자본금은 2017년 4조3029억원에서 2018년 4조8323억원, 2019년 5조8454억원으로 증가했다. 기타 포괄손익 누계액은 2017년 815억원, 2019년 1633억원, 2019년 1868억원이었고, 최근 3년간 이익잉여금은 2017년 1984억원, 2018년 1058억원, 2019년 3698억원으로 확인됐다.

자산 합계가 2017년 5조2214억원에서 2019년 7조1832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늘고, 같은 기간 유동부채가 749억원에서 160억원으로 589억원 감소한 것이 주목된다. 반면 비유동부채의 경우 최근 3년새 2015억원 증가했다. 회원지급준비금이 2017년 5637억원에서 2019년 7630억원으로 1993억원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손익계산서의 경우, 2019년 사업수익이 5425억원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자금운용수익 5337억원, 수수료수익 87억원 등이었다.

2019년 사업비용은 2675억원이었다. 회원지급준비금이 21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자산운용손실비용 405억원, 매도가능증권손상차손 114억원, 사업비 50억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산운용손실비용의 경우 2017년 8억원에서 2018년 251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가 이듬해 405억원으로 하락해 주목된다. 2018년 당시 주식투자 손실분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1130억원, 2018년 –925억원, 2019년 2639억원을 기록했다. 공제회 지급준비율은 108.6%였다. 순자산 6조8471억원에서 회원기금 6조3074억원을 뺀 수치다.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구성 현황.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구성 현황. 사진: 과기공 홈페이지

감사보고서 살펴보니…성희롱 등 최근 3년간 3차례 직원 비리

과기공은 기타공시를 통해 직원 징계현황, 외부감사결과, 내부감사결과, 대외수상·인증 내역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징계현황을 보면, 최근 3년간 3차례 직원 비리에 대한 징계가 이뤄졌다. 우선 2017년 1월 3급 직원은 ‘취업규칙 위반’ 및 ‘과학기술인공제회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감봉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2018년 7월에는 4급 직원이 ‘직장 내 성희롱’으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2019년 12월에는 4급 직원이 ‘업무처리 부적정 및 성실의무 위반’으로 감봉 2개월 조치됐다.

외부 감사결과 공시는 국정감사 보고서들로 채워졌다. 과기공은 2018년 국정감사에서 ‘SVXY연계 DLS투자로 인한 평가손실’을 지적받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향후계획 및 투자리스크 관리 강화를 요구받았다. 이에 대해 공제회 측은 지속적인 시장상황 모니터링과 전문가 자문을 통한 손실 최소화, 자산운용 규정 개정 및 투자프로세스와 리스크관리체계 개선 조치를 시행했다.

2016년 국감에서는 중점관리자산(미회수자산)의 회수실적이 저조하므로 투자의사결정 당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받았다. 이에 대해 공제회 측은 투자결정체계 개선방안 마련 및 리스크관리 기능을 확대 조치했다. 이런 식으로 2015~2018년 국감에서 과기공이 지적받은 사항은 총 10개 항목에 이른다.

자체감사에서는 자산운용부터 회원관리까지 보다 디테일한 지적들이 나왔다. 자체 감사 지적사항은 2019년 8건, 2018년 5건, 2017년 8건, 2016년 9건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총위험한도액 배분 및 관리 부적정 △후순위채권의 리스크관리 부적정 △유동성관리 부적정 △블라인드펀드 사후관리 철저 △간접 투자자산 사후관리 미흡 △내부정보 접근권한 관리 미흡 △성수기 콘도 이용 대상자 선정 업무 부적정 △퇴직연금사업의 퇴직급여 이자 산출시 규정 미준수 △정규직 특채 업무처리 부정적 △특수 구매 업무처리 부적정 등이다.

최근 3년간 과기공 징계현황. 사진: 과기공 홈페이지

과학기술인연금 연복리 3.8% 지급

과학기술인공제회의 핵심 사업은 연금과 공제다. 이 중 대표상품인 과학기술인연금은 사학연금을 받는 대학교수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과학기술인의 노후대책을 위해 마련됐다. 연구원 재직기간동안 퇴직금을 공제회에서 자산운용에 활용하고 수익금을 더해 되돌려준다.

특히 정부출연연, 특정연구기관 소속에 대해서는 과학기술인공제회법 제16조6항에 따라 ‘과학기술인발전장려금’ 3000억원의 운용수익을 추가로 가산해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현재 공제회 퇴직연금은 연복리 3.80%에 달한다.

공제상품은 적립형공제, 목돈급여, 과학인으뜸적금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적립형공제급여는 재직기간 중 매월 일정금액을 납입하고 퇴직 후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수령하는 상품이다. 회원지급률은 연복리 3.52%이며, 이자 소득에 대해 세제혜택이 부여된다.

목돈급여는 회원의 여유자금(목돈)을 일시에 거치한 뒤 높은 이율로 되돌려주는 저축사업이다. 일시금형과 적금형이 있으며, 회원지급률은 연복리 3.2% 수준이다.

과학기술인으뜸적금은 회원이 자율적으로 가입금액과 가입기간을 정하고, 매월 납부하여 목돈을 모으는 정기적금형 상품이다. 가입기간에 따라 2.8%~3.2%의 연복리 이율을 제공한다. 만 39세 이하 청년과학기술인의 경우 0.3%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적립해준다.

사이언스빌리지 & 메모리얼 파크

과학기술인공제회는 독특한 회원 복지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인 실버타운인 ‘사이언스빌리지’와 과학기술인의 업적을 기리는 ‘과학기술 메모리얼 파크’가 그것이다.

사이언스빌리지는 은퇴 과기인에게 주거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살려 사회공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입주자에게 생활편의, 식사, 의료, 문화·여가활동과 의료 서비스를 지원한다.

현재 대전시 유성구에 지하 2층, 지상 10층, 연면적 2만7553㎡ 규모로 마련돼 총 240세대가 입주 가능하다. 이런 컨셉의 복지시설은 국내 처음이며 과기공에서 직접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기술 메모리얼 파크는 과학기술인이 작고하면 생전 업적을 기리고 성과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장소다. 과학기술인과 가족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건립할 예정이다.

수도권 가까운 지역에 수목장을 만들고 공원식으로 조성해 고인을 기리고 과학기술 지식도 얻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 계획이다. 과학기술 성과물을 전시하고 주변엔 지역과학관, 연수원, 휴양시설 등과 연계한 공간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172개 기관과 제휴를 맺고 회원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조트 41곳, 휴양시설 54곳, 의료기관 36곳, 쇼핑(구매할인) 14곳, 여행사 3곳, 항공사 1곳 등과 연계돼있다.

사이언스빌리지 조감도.
사이언스빌리지 조감도. 사진: 사이언스빌리지 홈페이지

5000억대 공제회관 매입 추진

과학기술인공제회의 최근 이슈는 본사 건물 매입이다. 운용자산이 7조원대에 이르지만 공제회·연기금 가운데 유일하게 본사를 별도로 보유하지 않고 임대로 사옥을 사용해왔다. 최근 부동산 자문사를 선정하고, 5000억원대 강남권 오피스를 중심으로 공제회관을 물색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공제회 업무와 회원복지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다른 관심사는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이다. 최근 120억원을 들여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내년에 새 전산시스템이 구축되면 핵심 업무 및 회원 서비스 기능 고도화, 관리 시스템 자동화, 회원 맞춤형 콜센터 서비스 개선 등이 기대된다.

또한 예산 수립과 마감, 결산 및 자금수지 자동화, 투자자산관리(자산운용, 퇴직연금, 회계 등) 등의 전반적인 자동화 범위가 넓어지며 업무 생산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목표수익률 5%, 3대 기본전략 수립

공제회는 올해 △과학기술인 행복증진 △리스크관리 체계 선진화 △지속가능 경영체계 확립 등 3대 기본 전략을 수립했다. 경영 목표는 회원 8만5000명, 자산 7조9000억 원이다. 목표 수익률은 5.00%, 목표 수익액 3487억원이다.

공제회는 오는 2026년까지 회원 15만명, 자산 2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3대 전략방향으로 과학기술인 행복 증진, 안정적 자산운용, 지속가능 경영 체계 확립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10대 전략 과제를 설정했다.

10대 과제는 △과학기술인 연금 및 공제상품 확대 △새로운 성장 사업 모델 발굴 △회원감동 서비스 강화 △생애 전 주기에 걸친 고품격 복지 서비스 제공 △가치중심의 자산운용 전략 수립 △리스크 관리 선진화 △자산운용 역량 강화 및 인재 확보 △조직 거버넌스 확립 및 혁신 △시스템 기반의 경영 효율화 △성과 중심 인사 관리 체계 정착 등이다.

공제회 수장은 누구?

이상목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전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출신이다. 경복고와 연세대 토목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토목공학과 석사를 졸업했으며, 기술고시 13회 출신으로 과학기술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과학기술부 공보관,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실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등을 거쳤다.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을 책임지는 허성무 CIO는 멀티에셋운용 부동산 투자본부장 출신으로 대체투자 쪽의 다양한 경험이 강점이다. 그는 동양그룹에 입사해 선물, 증권, 투신 금융 계열사를 모두 거치고 1999년 유리자산운용 창립멤버로 합류해 인덱스펀드 출시부터 운용까지 책임졌다. 이후 한누리증권(현 KB증권) 구조화금융 헤드, 메리츠종금증권 상품본부장, 산은자산운용(현 멀티에셋운용) 전략 및 대체운용 총괄 등을 지냈다.

이상목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사진: 과학기술인공제회 웹진 '행복' 캡쳐.
이상목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사진: 과기공 웹진 '행복'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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