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스터디] 건근공 전세자금대출 지원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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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스터디] 건근공 전세자금대출 지원 ‘비하인드 스토리’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0.07.2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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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근로자공제회, 하나은행 업무협약… 일용직 근로자도 2%대 전세자금대출
‘퇴직공제금 적립내역’ 소득증빙서류 인정, 조합원 소통이 만든 변화
퇴직공제금 적립내역서 예시. 일용직 노동자들도 이를 근거로 은행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공제신문=박형재 기자] 일용직 건설 노동자도 2%대 금리로 은행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일정한 소속 회사가 없어 소득·재직 증빙서류 등을 제출하기 어려운 건설 노동자로선 파격적인 변화다. 그 배경에는 건설근로자공제회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은행과 협상을 통해 퇴직공제금 적립내역서를 소득 증빙서류로 인정하게 만든 게 ‘신의 한 수’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론칭하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프로젝트 개요

프로젝트명: 건설근로자 ‘전세자금대출 지원’
주체: 건설근로자공제회, 하나은행
신청방법: 전세금 대출이 필요한 건설 노동자가 건근공 지사 또는 센터, 홈페이지에서 ‘건설근로자 퇴직공제금 적립내역서’를 제공받아 하나은행에 제출. 은행 서류심사 후 대출 진행. 
대출상품: 우량주택전세론 (금융기관: 하나은행, 보증기관: 서울보증)
대출금: 전세 보증금의 80% 한도 (5억원 상한)
대출금리: 최저 2.456% (2020.07.09. 기준)
신청자격: 최근 12개월(신청일 전전월 기준)동안 퇴직공제 적립내역이 확인되는 건설근로자(현재 연체 또는 개인회생 중인 경우 신청이 제한됨)
신청방법: 하나은행 전국 지점 대출전용 창구

탄생 배경

송인회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은 지난해 8월 27일, 민주노총 소속 청년 건설근로자 30여명과 면담을 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평소 고민을 나누고 대안 마련을 위한 자리였다. 면담 도중 결혼을 앞둔 한 청년 건설근로자는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는 “건설현장의 청년 부족을 가속화하는 또다른 요인이 된다”며 공제회에 해법을 요청했다.

타당한 의견이라 생각한 공제회 측은 구체적인 내용 검토에 들어갔다. 건근공과 평소 협력관계에 있는 하나은행을 찾아 머리를 맞댔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기존 상품을 변형할 수 있겠냐고 제안했고, 은행에서 이를 수용하며 건설근로자의 전세금 대출 길이 열리게 됐다.

진행 과정

본격적인 논의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건근공과 하나은행 실무자가 만나 전세자금대출이 실현 가능한지 숙고에 들어갔다. 

관건은 특정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대출자가 매달 발생하는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느냐 여부였다. 매달 고정소득이 있어 연체가 발생하지 않음을 증빙하는 서류가 필요했다.

공제회는 평소 관리 중인 퇴직공제부금을 떠올렸다. 건설근로자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 제도는 건설근로자를 위한 일종의 퇴직금이다. 건설사업자는 근로자 급여 일부를 퇴직공제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건설근로자가 직업 특성상 한 곳에 1년 이상 근무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여러 사업장에서 일하더라도 이를 합산해 건설업에서 퇴직할 때 제공한다. 공제회에서 관리하는 퇴직공제금을 역산하면, 건설근로자의 소득 수준을 추산할 수 있다.

민상현 건설근로자공제회 고객복지팀 차장은 “건설업에서 임금이 가장 낮은 보통인부(잡부) 급여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최근 1년간 근로일수에 곱해서 연소득을 환산하고, 이에 근거해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행성과

건근공의 전세자금대출 지원은 13일부터 시작했다. 하나은행의 ‘우량주택전세론’ 상품을 개정해 공제회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퇴직공제금 적립내역서’를 소득 증빙서류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전세자금 대출 최저금리는 연 2.456%다.

공제회는 보다 많은 건설근로자들에게 이번 서비스를 홍보해 주거비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다만, 올해 현실적인 대출 신청 목표는 200명으로 잡았다. 프로젝트가 이제 막 시작했고 아직은 대출자를 예측할만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고용노동부 대변인실을 통해 언론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신청자격이 있는 건설근로자를 대상으로 해당 내용을 우편물로 고지하는 등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으로 하나은행과 건근공은 무엇을 얻었을까. 하나은행은 숨은 전세대출시장을 개척했다. 일정한 소득증빙이 없어 대출 사각지대였던 건설근로자들을 상대로 상품을 팔 수 있게 됐다. 건근공은 회원복지를 한층 강화했다. 목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 금융권을 움직였고 새로운 회원지원사업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조합원과의 소통이 실질적인 제도 변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다른 공제회에도 시사점을 주고 있다.

송인회 이사장은 “작년 여름에 만났던 청년 건설근로자들의 염원을 1년만에 이룰 수 있게 됐다”며 “청년 근로자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건설근로자의 주거비용 부담이 낮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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