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공제④] 엔지니어링공제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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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공제④] 엔지니어링공제조합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0.07.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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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조2166억원, 영업수익 1307억원
자기자본 8703억원, 부채 3464억원
‘리츠 AMC’ 설립 등 수익구조 다변화
‘업역 이탈’ 문제로 다른 공제조합과 갈등 빚기도

한국공제신문이 ‘숫자로 본 공제’ 시리즈를 시작했다. 주요 공제회 정관과 경영공시를 들여다보고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내용이다. 공제회 예산, 공제상품, 자산운용 현황, 주요 이슈 등을 다루는 것은 데이터가 부족한 공제업계에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 주인공은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다. 

①한국지방재정공제회
②전문건설공제조합
③소방공제회
④엔지니어링공제조합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어떤 곳?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하 엔공)은 엔지니어링 및 에너지 산업 발전과 조합원의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1989년 설립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특수법인으로 엔지니어링업계의 금융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로 31년을 맞은 엔공은 그동안 괄목 성장했다. 출범 당시 13억원에 불과했던 자산 규모는 800배 이상 늘어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영업수익 1307억원을 달성했다. 초기 80여개였던 조합원사도 지금은 2700개에 육박한다. 출자좌수 127만255좌, 자산규모 1조2167억원의 종합금융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주요 보증·공제상품 살펴보니

주요 사업은 엔지니어링·에너지 사업과 관련된 보증 및 공제업무다. 또한 융자 및 어음 할인, 기술훈련 지원, 주거래 설정 은행보증, 기자재의 구매 알선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주요 상품은 설계·감리 손해배상공제, 수출보증, 엔지니어링 손해배상공제, EPC보증·공제, 신재생에너지 보증·공제, 근로자재해 공제 상품 등이다.

엔지니어링 손해배상공제 상품은 엔지니어링 사업자가 업무 수행 도중 발주자 또는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법률상 손해배상 책임을 보상한다. 근로자재해공제 상품은 조합원에 고용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경우 법률상 손해배상 책임 일부를 보상해준다. 보증상품은 조합원이 사업 수행을 위해 필요한 이행보증서 또는 지급보증서를 발급해주고 의무이행을 담보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고 있다.

엔공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신규 공제·보증 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메리츠화재와 함께 태양광발전소종합보험을 출시했다. 태양광발전사업자가 시설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손해를 보장하는 시설물 종합보험으로, 기존 보험에서 받아주지 않던 영세사업자도 가입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는 조합원들의 해외 수주 활성화를 위해 맞춤형 수출보험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2021년까지 손해보험사와 공동으로 수출대금 미회수 위험 담보 상품을 개발·출시하고, 2022년까지 해외 공동보증 프로그램을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의 주요 보증상품.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의 주요 보증상품. 사진: 엔공 홈페이지

자본 8703억원, 부채 3464억원

경영공시에 따르면, 엔공의 자산규모는 2019년 기준 1조216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1조547억원 대비 15.4% 증가한 것이다. 2017년 자산은 9263억원으로 3년새 2903억이 급증했다.

자본금 역시 2017년 7255억원에서 2019년 8703억원으로 1448억원 늘었고, 부채 규모는 2017년 2008억원에서 2019년 3463억원으로 1455억원 증가했다. 다른 공제회에 비해 자산, 자본, 부채 모두 급격히 늘어나 눈길을 끈다.

엔공의 영업수익은 2017년 1028억원, 2018년 1175억원, 2019년 1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자세히 뜯어보면, 2017년에는 보증수익 358억원, 공제수익 347억원, 자산운용수익 312억원, 융자수익 1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보증수익 331억원, 공제수익 385억원, 자산운용수익 448억원, 융자수익 11억원이었다. 2019년에는 보증수익 345억원, 공제수익 444억원, 자산운용수익 507억원, 융자수익 11억원으로 확인됐다.

2017년과 2019년을 비교하면 3년새 보증수익이 13억원 감소하고, 자산운용수익과 공제수익이 각각 195억원, 97억 늘었다. 특히 보증·공제 인수금액과 보증·공제료가 모두 늘어났음에도 보증수익만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최근 들어 공제조합들이 보증수수료 인하 경쟁을 펼치는 것과 관련, 엔공의 보증 수수료율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합원 2686개사, 출자좌수 127만좌

엔공 조합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2686개사다. 2017년 2604개, 2018년 2636개에서 소폭 상승했다. 조합원 출자좌수는 2017년 118만2007좌, 2018년 123만3941좌, 2019년 127만255좌로 꾸준히 늘고 있다.

엔공이 조합원으로부터 받은 보증료 인수 금액은 2017년 17조1473억원, 2018년 18조7170억원, 2019년 21조3697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공제료 인수 금액은 26조1419억원, 35조641억원, 42조2191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얻은 보증료 수입은 2017년 360억원, 2018년 317억원, 2019년 362억원이었다. 공제료 수입은 같은 기간 391억원, 424억원, 488억원으로 조사됐다. 보증료가 정체된 데 비해 공제료는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경영 안정성지표는 무난하게 관리되고 있다. 리스크기준 자본비율(예상못한 손실 발생시 가용자본이 충분한지 여부)은 894%로, 요구자본 943억원 대비 가용자본이 8434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39.8%로 자기자본 8703억원, 부채 3464억원으로 조사됐다. 유동자산 5550억, 유동부채 2553억원으로 유동성비율은 217%였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 수익구조. 사진: 엔공 홈페이지
엔지니어링공제조합 영업수익. 사진: 엔공 홈페이지

공격적 확장, 보증 영업범위 논란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몇 년 전부터 ‘업역 이탈’ 문제로 다른 공제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소극적 감독을 틈타 ‘순수 시공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본래 건설 등 시공분야 보증은 건설공제조합, 전문건설공제조합 등이 수행하고, 엔공은 엔지니어링활동에 대한 보증서만 끊을 수 있다.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는 ‘엔지니어링활동(구매·조달·제작 및 설치 등의 일괄수주사업을 포함)에 따른 의무 이행에 필요한 보증, 공제 및 융자 등’으로 사업 범위를 규정했다.

그러나 엔공은 대기업 등의 건설공사로 영업범위를 넓혔다. 중대형 우량건설사를 타깃으로 삼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특히 발주처에서 턴키방식으로 건설 용역을 맡길 때 손해배상보증에 의무 가입해야 하는데, 이 분야의 전문성과 낮은 보증수수료를 앞세워 타 공제조합과 업역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18년 12월 7일 ‘타 산업 공제조합의 건설금융시장 진출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저가 수수료를 내세워 순수 시공분야의 공사이행보증을 선별적으로 인수해 업역을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행위는 순수 건설공사의 위험을 반영하지 않은 저가 수수료로 건설보증시장의 질서를 저해하고 산업 내 위험을 높이며, 공사이행보증 역무 이행 능력의 부족으로 보증 사고 발생시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등의 문제점을 불러일으킨다”고 우려했다.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일부.
공제조합의 사업수행 범위를 정해놓은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일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 일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 일부.

빌딩3, 골프장1 보유… 자산 중 부동산 비중 24%

엔공은 자산운용본부 안에 부동산개발부를 따로 두고 투자부동산 매입물건 검토 및 부동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엔공이 보유한 건물은 총 3곳이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엔지니어링공제빌딩(지하 6층, 지상 15층, 연면적 1만2806m²),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EGI빌딩(지하 4층, 지상 8층, 연면적 7164㎡), 서초구 효령로에 있는 엔지니어링회관(지하 4층, 지상 8층, 연면적 4970m²) 등이다.

또한 지난해 말 강원 홍천의 대중제 골프장 힐드로사이CC를 850억원 가량에 인수해 운영 중이다. 이곳을 이용하는 EGI 조합원에게는 그린피 1만원 할인 등 혜택이 주어진다. 이번 골프장 인수로 보유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24%까지 높아졌다.

조합원 복지, 근로자보험·법률비용보험 지원

엔공은 올해를 ‘친(親)조합원 지원 정책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해외근로자안심보험·법률비용보험 등이다.

해외근로자안심보험은 말 그대로 해외근로자들을 위한 보험상품이다. 해외에서 일하는 조합원사 임직원들이 사고 또는 질병으로 경제적 손실을 볼 경우 이를 보상해준다. 해외 근무 중 상해사망 2억원, 질병사망 2000만원, 상해·질병 치료비 최대 2000만원 등이다. 특히 조합원 복지 차원에서 보험료의 90%를 조합이 대신 납부해주고 있다. 출시 후 매년 800명 안팎이 혜택을 봤다.

조합원 법률비용보험 서비스도 2018년 말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는 도급계약 등 업무와 관련한 행위로 발생하는 민·형사 소송에 대한 법률상 방어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구체적인 보상한도는 사고당 2000만원, 업체당 5000만원이다. 소송을 위해 지불한 변호사 비용과 인지액, 송달료를 청구할 수 있다.

지난달 1일에는 법률자문서비스라는 새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조합원들이 사업 수행 과정에서 겪는 법률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책으로 △법률상담 △법률자문(계약·채권·행정·노무 등) △계약서 검토 △법률교육(직장 내 성희롱 예방 의무교육 등)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조합에 출자한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법률자문 비용은 조합원사당 최대 300만원까지 엔공에서 부담한다.

김수보 이사장이 공제조합 사보인 EGI매거진을 통해 제11대 이사장으로 연임하게 된 소감과 앞으로 공제조합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EGI매거진 캡처
김수보 이사장이 공제조합 사보인 EGI매거진을 통해 제11대 이사장으로 연임하게 된 소감과 엔공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EGI매거진 캡처

공제회 방향성, ‘리츠 AMC’ 설립 등 수익구조 다변화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건설·엔지니어링 사업자들의 ‘든든한 파트너’를 지향한다. 지난해 30주년 창립30주년 기념식에서 ‘제3차 5개년 발전계획’을 선포하고, △자산 2조원 △영업수익 1500억원 △신용등급 A3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또한 세부 전략으로 미래 성장기반 강화, 파트너십 강화, 선진경영체계 구축, 브랜드 가치 제고를 강조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마케팅 역량 강화와 상품 리빌딩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자산 1조원 규모에 걸맞는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와 전문인력 양성, 사회적 책임을 다해 조합의 브랜드 가치 향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엔공의 공격적인 확장을 이끌어온 김수보 이사장이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하며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김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리츠(부동산투자회사) AMC(자산관리회사) 설립과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지분 투자 등 조합의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고,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해 얻은 수익을 조합원 편의 증진에 사용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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