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살아남은 日생보사,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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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 살아남은 日생보사, 비결은?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0.07.0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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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硏, '일본 생명보험회사의 파산과 생존' 보고서 발간
"위험률차익 확보·자산부채관리" 등 차별화…韓 생보사도 체질 개선해야

[한국공제신문=홍정민 기자] 1990년대 자산 거품 붕괴와 저금리로 일본 생명보험사들이 줄도산하던 시기에 살아남은 보험사들은 공통적으로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유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위험률차익 확보와 보수적인 자산운용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생명보험사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우리와 비슷한 상황을 먼저 겪었던 일본 사례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일본 생명보험회사의 파산과 생존' 보고서를 통해 일본 중소형 생보사의 생존전략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자산 거품 붕괴와 저금리 영향을 받아 지난 1997년 4월부터 2001년 3월까지 7개의 중소형 생보사가 연속으로 파산했다. 이들의 파산 원인은 높은 예정이율을 보장하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의 과도한 성장, 저금리에 따른 이차역마진 발생, 그리고 자산운용 및 위험관리 실패 등이다.

파산한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일시납 개인연금, 양로보험 및 단체연금 판매를 늘려왔는데, 이로 인해 해당 상품에서 발생한 이차역마진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경제 호황기에 자산운용 포트폴리오가 주식, 대출, 해외채권 등 고위험 자산에 집중됐고, 자산 거품이 붕괴되고 금리가 하락해도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확대하는 등 위험관리에 실패했다.

당시 생존한 중소형 생보사는 타이요생명, 다이도생명 그리고 후코쿠생명 등이다. 1984년 자산 기준 업계 8위였던 타이요생명은 파산한 중소형 생보사처럼 이차역마진 문제가 발생했으나 주식, 부동산, 해외증권 등 고위험 자산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산 거품 붕괴 이후에도 투자전략을 바꾸지 않고 내부유보금을 확대했다. 또한 대도시 및 주요 지방도시의 중년 이상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단기 양로보험을 주로 판매하며 질병위험률 차익을 확보했다.

다이도생명은 1970년대 들어서며 책임준비금 부담이 적은 정기보험에 특화하는 전략을 세워 보유계약 유지에 집중했다. 1990년대에는 자산 구성을 주식에서 국채 및 회사채로 빠르게 전환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했다.

후코쿠생명은 다른 대형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나 공기업 근로자에게 보장성보험을 판매했다. 그러나 신계약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우량 고객 선별 및 유지관리 서비스를 통해 해약률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로 인해 자산 거품 붕괴 후에도 부실대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시 업계의 보험 해약률이 평균 20%였으나 후코쿠생명은 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파산한 생보사의 경우 영업부서가 재무나 계리부서에 비해 더 큰 영향력을 가진 것과 다르게 투자나 자산운용 시 보험계리사나 회계사 등 전문가 의견과 통계자료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도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위기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인하하며 사상 처음으로 제로금리 시대에 돌입했다. 국내 생보사의 자본 확충 부담 및 수익성 악화로 재무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위기에서 살아남은 일본 생보사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존한 일본의 중소형 생보사들은 당시 업계의 일반적인 흐름에 따르지 않고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유지했으며 이는 2000년대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사례를 통해 생보사 경영에 위험률차익 확보와 자산부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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