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손보사 출범이 잇따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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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손보사 출범이 잇따르는 이유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0.07.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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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손보, 하나손보, 카카오 등 춘추전국시대
신규 먹거리 창출, IT플랫폼 기업의 금융업 진출 등 손익 계산 중

[한국공제신문=홍정민 기자]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캐롯손해보험이 출범한데 이어 6월 초 하나손해보험이 시장에 합류했고, 카카오도 올해 안에 디지털 손보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기존 보험시장 포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금융업 진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 등과 맞물려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생활 보험 플랫폼'으로 체질 개선

디지털 손보사란 보험상품을 직접 개발해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보험사를 뜻한다. 지점이나 설계사를 별도로 두지 않고 텔레마케팅(TM)도 하지 않는 것이 기존 보험사와의 차이점이다.

올해 1월 캐롯손보가 디지털 손보사의 첫 빗장을 풀었다. 캐롯손보는 한화손해보험, SKT, 현대자동차, 알토벤처스 등이 합작해 설립된 회사다. 사물인터넷 전용망과 연계한 플랫폼을 구축해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결정하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개발하는 등 ICT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디지털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1일 하나손해보험이 디지털 손보사로 공식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했다. 사진=하나손해보험
지난달 1일 하나손해보험이 디지털 손보사로 공식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했다. 사진=하나손해보험

지난달 1일에는 더케이손해보험이 하나금융지주에 인수 합병되며 디지털 손보사인 '하나손해보험'으로 새출발을 알렸다. 권태균 하나손보 사장은 '신생활보험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웠다. 기존 더케이손보의 보험업 노하우에 하나금융의 디지털 생태계 기반 금융자산관리 노하우, 관계사 협업 시너지 등을 더해 디지털 종합 손보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다만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손보는 올해 1분기 기준 판매채널 중 TM 비중이 69.7%로 TM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이버마케팅(CM) 등 판매채널 및 상품의 디지털화가 필요해 완전한 디지털 손보사로 변모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라이나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미국 시그나그룹도 국내 손보시장 진출을 위한 자격 요건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나는 5년 전 여행자보험으로 국내 손보시장 진출을 시도했으나 인가 취득을 위해 수백억원의 자본금을 쌓는 등의 조건 때문에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특화보험을 판매하는 디지털 손보사를 추진하기 위해 관련 규제에 대한 법률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마의 국내 진출은 기존 손보시장 포화와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 위쪽부터 네이버와 카카오 로고. 사진=네이버, 카카오
사진 위쪽부터 네이버와 카카오 로고. 사진=네이버, 카카오

IT대기업도 속속 진입…먹거리 경쟁 치열

대형 IT플랫폼 기업들도 디지털 보험시장에 뛰어들며 업역 다툼이 치열해질 예정이다. 카카오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에 대한 견해가 달라 삼성화재와 합작법인은 무산됐으나 단독 설립으로 방향을 바꿔 사업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의 가장 큰 무기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이다. 국민 메신저와 연계하면 보험 광고부터 상담, 가입, 결제, 청구까지 한 번에 가능해져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도 최근 보험업 진출을 선언했다.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3월 이사회를 통해 'NF보험서비스(가칭)'라는 법인 설립을 승인했다. 네이버 측은 올 하반기 법인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만 밝혀 법인보험대리점(GA)이나 합작법인 등 어떤 형태가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디지털 서비스가 급증하며 IT플랫폼사들이 보험산업까지 진출을 확장하고 있다"며 "각자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보한 1020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어 기존 보험사와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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