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과 리스크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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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과 리스크관리
  •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kgn@kongje.or.kr
  • 승인 2020.04.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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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최미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환경변화에 따른 리스크관리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감염병 위험은 기후 위험, 사이버기술 위험, 지정학적 위험과 더불어 상위 10대 주요 위험 중 하나이다. A. M. Best에서는 최근 미국 보험산업이 직면한 10대 이머징 리스크를 선정하고 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머징 리스크는 새롭게 출현한 리스크, 혹은 현존하는 리스크로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리스크를 의미한다.  

10대 이머징 리스크는 기후변화, 사이버, 자본시장 및 금융, 기술발전, 노후화된 IT시스템, 입법 및 규제, 전염병 및 팬데믹, 환경 및 사회, 정치, 인구통계학적 변화 등이다. 이머징 리스크는 과거의 경험을 활용한 평가와 정량화가 어렵고 리스크 자체가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요인의 결합으로 위기가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이 중 감염병과 관련해 인명피해가 증가하면서 인력운영, 사업중단과 관련한 손해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기술 발전과 방역체계 강화에도 불구하고 국가 간 이동이 늘어나고 도시화 및 인구밀도가 증가하고 있다. 사람과 동물간의 접촉이 많아지고 기후변화에 따른 감염병 발생 빈도와 손실 비용도 증가 추세다.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기후변화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한다.

감염병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감염, 치료 및 격리, 사망에 따른 인적손실과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 등이다. 글로벌 공급망 실패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발생한다. 감염병 리스크는 발생가능성은 낮지만 사고발생시 손실규모가 큰 리스크이고 피해액 산출이 어렵다. 감염병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보험과 공제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최근 관광이나 항공산업 등 전염병과 경영성과 간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감염병 민감산업을 대상으로 전염병 지수형보험 개발이 논의되고 있다. 지수형보험은 감염병으로 인해 실제로 발생한 손실금액이 아닌 일정기간 동안 감염된 사람의 수 등 객관적 지표에 따라 보상여부 및 금액이 결정되는 보험상품이다. 

이와 함께 감염병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보험도 나왔다. 가입 후 3개월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하면 사망보험금 최대 1억원, 입원 위로금 1일 최대 2만원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보험기간 3개월은 WHO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진정단계에 들어갈 때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측한 기간이다. 단, 가입일 기준 최근 1개월 내 중국에 방문했거나 향후 3개월 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사람은 가입할 수 없다.

지난 1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재해에 해당하는 1급 감염병으로 분류되어 일반 질병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받게 된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가 유행할 당시에는 재해로 분류되지 않아 일반 보험금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사망할 경우 일반 사망보험금 보다 통상 2배 가량 많은 재해사망보험금을 받게 된다. 또 주계약과 별도로 재해 사망특약에 가입되어 있으면 일반 보험금을 받고 재해보험금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감염병 확진자 및 의심환자는 자신의 보험약관에서 입원비특약을 확인해 봐야 하고 감염병이 의심되어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 의심할 수 있을 만한 증상들을 명확히 제시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더 심각한 상태로 확산되어 정부가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하게 되면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 면책사유에 해당되어 보험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천재지변, 전쟁, 폭동 등 대형 재난은 약관상 면책이 되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전염병으로 국가재난 사태가 선포된 사례는 없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 관련 체계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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