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유의 복합 위기와 공제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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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유의 복합 위기와 공제의 대응
  • 남상욱 서원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보험교육연구원 대표 kgn@kongje.or.kr
  • 승인 2020.03.30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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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남상욱] 세계 경제가 극도로 얼어붙고 있다. 소비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생산 열기도 조업 중단, 사업장 폐쇄 등으로 가파르게 식고 있다. 코로나19가 연일 확산하면서 각국의 실물경제 기반을 붕괴시키고 있다.

금융시장도 연일 풍전등화 속이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 장세는 요동치고 있다. 그간 없었던 괴기스러운 롤러코스터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올라탔다. 그리고 언제 나락으로 빠져들지 모를 공포감에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금융업계는 겨우겨우 연명 중이다.

이대로 가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그대로 고사할 수밖에 없다. 이는 팬데믹(Pandemic)이 몰고 올 최악의 상황이자 최고의 손실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이 파격적으로 먼저 움직였다.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1%p 전격적으로 인하해 제로금리 수준으로 내렸다. 7000억 달러(우리 돈 875조원) 규모의 양적 완화도 발표했다.

막대한 돈을 풀어 소비를 늘리고, 기업을 살려 경제가 돌아가게 하고, 금전의 융통을 원활하게 만들어 금융시장이 숨을 돌리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인식에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곧바로 동참했다. 기준금리를 0.5%p 인하해 0.75%로 떨어뜨렸다. 사상 처음 0%대로,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금리이다.

하지만 국내외 시장 반응은 밋밋했다. 그만큼 코로나 19의 충격이 크다는 것이자 앞으로의 전개 방향을 전혀 감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600억 달러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잠시 잦아들기도 했지만, 이 또한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주가도 계속 흔들리고 있다.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코로나19 창궐 후 불과 2개월 남짓 만에 금융시장 여건은 너덜너덜해졌다.

이 영향은 공제에도 그대로 미친다. 먼저 대부분의 공제기관이 이미 체감하고 있는 것과 같이 신규 공제수요 축소이다.

내수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공제 수요 감소와 중도 이탈 증가로 공제 영업 위축이 심해질 여지가 크다. 반면 공제급부금 지출 규모 확대로 공제 경영이 흔들릴 소지도 있다.

또한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공제 자산운용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거기다 주가 급락까지 겹쳐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기 힘들어진 상황에 직면했다. 거기다 기존 대출 원리금 상환이 원활히 되지 않거나 부실 대출 증가 등으로 자칫 투자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경영 탈진 상태가 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공제업의 생존을 위한 치밀한 준비와 대응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

최대 가능 손실을 염두에 두고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추가 기준금리 인하 등 최악의 시나리오 하에서 각 공제기관의 경영 계획과 운영 전략을 재수립하고 최고 수준의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경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개별 위기 대응 매뉴얼이 없다면 이참에 만들어 놓아야 한다. 위기 대응은 최고경영진이 책임지고 진두지휘해야 한다. 공제기관에 최고 리스크 관리자(CRO: Chief risk officer)를 임명해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도 진중히 검토해 볼 사안이다.

아울러 이번 코로나19로 빚어진 미증유의 국가 경제 위기 사태를 타파하는데 우리 공제업계도 적극 동참해 공제의 역할과 기능을 사회적으로 좀 더 확연히 부각시키는 계기를 만드는 것도 긴요하다. 상호부조라는 공제의 대명사가 지금 이 위기를 뛰어넘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메르켈 총리의 한 마디가 귀에 맴돈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심각하게 바라보고 정밀하게 대처해야 할 때다.

모쪼록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조속히 종식되어 온 세계가 평온한 일상으로 되돌아가길 간절히 소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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