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와 공제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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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와 공제의 역할
  • 남상욱 서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kgn@kongje.or.kr
  • 승인 2020.03.0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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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서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한국보험교육연구원 대표)

[한국공제신문=남상욱 교수] 코로나19로 인해 온 나라가 불안을 넘어 공포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사망자도 계속 늘고 있다. 조속히 코로나19가 잡혀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사태로 그간 잊고 살았던 안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금 느끼게 된다. 우리에게 무엇보다 귀한 것은 바로 평온하고 안전한 삶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의례 내 삶의 공간은 안전하려니 하며 그저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막연함 속에서 생활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또 하나 평소 잊고 사는 것이 바로 위험이다. 우리 삶 주변에는 정말 많은 위험 인자가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하루하루 수만 가지 위험을 스치면서 운 좋게 잘 피해 가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너무 쉽게 잊고 산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통계에 의하면, 아침에 눈 떠 저녁에 잠들 때까지 우리는 적어도 5000가지 이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아침 선잠에 침대에서 떨어질 위험, 양치질하다가 칫솔에 잇몸이 찔려 구강염에 걸릴 위험, 출근길 교통사고가 날 위험, 점심식사가 오염돼 식중독에 걸릴 위험 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위험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정말 언제 어디서 어떤 위험에 맞닥뜨릴지 모른다. 알고 있는 위험은 어떻게 피해볼 수도 있겠지만, 몰라서 못하거나, 또 알고도 못 피하는 위험이 우리 삶 주변에는 훨씬 많을 것이다. 특히, 위험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인식 불상의 위험은 셀 수 없고 그 위험성은 예측불가다.

이 수많은 위험 속에서 오늘 하루 잘 살았으면 그보다 감사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한다. 비록 내일 다시 끝 모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일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더더욱 지금 이 순간, 이 찰나의 안전에 무한히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전하고 안정된 삶이야말로 인생의 전부라 해도 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공제는 그 역할이 더 요구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단 하나의 위험이라도 피할 수 없기에 상황에 맞는 위험 관리가 늘 필요하다. 공제는 여러 위험 관리기법 중 하나로, 우리는 공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각종 위험에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영리목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모아 위험에 대응하는 보험업과는 달리 공제업은 공제조합원 간의 상호부조와 화합을 강조해 위험 발생에 공동 대응한다는 점에서 인간미가 있다.

다만, 거대 위험 발생 시 공제의 역할과 기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우리 공제업이 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공제업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하려면 무엇보다 담보력(capacity)이 든든해야 한다.

특히, 기후변화로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기후학자들에 따르면 앞으로 지구온도가 1도씩 올라 임계점에 달하면 사망률과 재해발생률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 경우 이번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계속 창궐할 것이고, 보험업과 공제업의 관련 급부액은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다.

맷집이 있어야 싸움도 잘한다. 날아오는 가벼운 잽도 잘 받아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묵직한 어퍼컷 한 방을 감내할 수 있는 맷집이다. 큰 것 한방에 바로 주저앉지 않을 정도의 맷집은 가지고 있어야 선수로서 링에 오를 수 있다. 물론 충격이 약한 쨉도 피하지 못하고 계속 맞다보면 충격이 누적되면서 녹아웃이 되기 십상이니, 날아오는 주먹을 잘 보고 피하는 능력도 필히 갖춰야 한다.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우리 국민의 건강력을 크게 훼손시킬 것이고, 국가 경제력에도 많은 손상을 가할 것이다. 이에 우리 공제업도 관련 재해공제금 지급액 등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 이로써 공제업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된다. 이에 대비해 담보력 확충 등을 통해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바란다.

현재 한창 벌어지고 있는 균과의 전쟁에서 승전보가 빨리 울리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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