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객은 무료 가입,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
마케팅·모객 효과, 금감원에 사고예방 효과 어필
[한국공제보험신문=만소영 기자] 은행권에서 보험사와 연계한 보이스피싱 안심 서비스 출시가 잇따라 주목된다. 대표적인 금융범죄에 대한 보험료 지원을 통해 고객 보호에 앞장선다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마케팅 효과는 물론 금융당국에 사고 예방 노력을 어필하는 측면으로 보인다.
보이스피싱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피해 규모 또한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 원으로 전년보다 514억 원(35.4%)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전자금융사기 관련 보험을 판매해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하나 사이버금융범죄보상보험’을 통해 사이버 범죄 피해를 보상한다. 보장 대상은 피싱·파밍·스미싱·메모리해킹 등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범죄이다. 보험 가입금액은 100만·300만·500만·1000만원 중 선택 가능하다. 보상 비율도 50·60·70·80% 중 선택할 수 있다.
예컨대 보험 가입금액 500만원과 보상 비율 80%를 선택해 1년 가입할 경우 연간 보험료는 3370원이다.
NH농협손해보험은 ‘All New 리치하우스 가정 종합보험’ 중 상해 및 비용 관련 특별약관(특약)으로 전자금융사기 피해를 보상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손해 특약은 보이스피싱 사고로 국내에서 금전적인 손해를 입은 경우 보험 가입금액 한도에서 보장한다. 이들 상품의 손해율은 80% 수준에서 관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과 협약하는 보이스피싱 보험으로는 우리은행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이 있다. 우리은행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 보험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금전적 피해를 최대 1000만원까지 보상하며, 우리은행 고객이면 누구나 가까운 영업점 창구에서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BGF리테일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CU편의점 가맹점주에게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가입 조건은 기업은행에서 ‘IBK 내사업처음통장’ 또는 ‘i-ONE U 통장’을 신규 개설한 후 해당 계좌를 BGF리테일 입출금송금계좌로 등록한 CU편의점 가맹점주다. 보상한도액은 1사업장당 최대 200만원이며, 별도의 서류작성 없이 계좌개설 시 보험가입이 가능하다.
이처럼 은행과 연계한 보이스피싱 보험 형태가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은행 고객에게 대표적인 금융 범죄에 대한 안전망을 제공함으로써 인지도 상승 및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감독원이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를 당했을 경우, 사고 예방 노력을 하지 않은 은행에도 책임을 물어 손해액을 일부 배상받는 제도를 마련한 것도 이 같은 움직임에 영향을 줬다.
아울러,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긴급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대출창구로 은행을 이용하는 측면도 있어 모객 효과도 기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보이스피싱 보험과 연계하면 은행 고객들이 보이스피싱의 피해자가 됐을 때 안전장치가 될 수 있고, 금융당국에 금융소비자 보호 노력에 대한 부분도 어필할 수 있다. 아울러 은행 홍보에 활용하는 등 효과적이라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