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중개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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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중개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4.05.3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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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일반보험 손해율 악화가 중개사 때문? NO
중개사가 ‘덤핑요율’ 제시해 출혈경쟁 심화? NO
손해율 증가는 사고 때문, 근거없는 할인 요구 불가능
계약자와 보험사의 가교 역할, 긍정적인 부분 많아
”밥그릇 싸움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나아갈 파트너”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공제보험신문=박형재 기자] 일반보험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원수보험료 증가에도 손해보험사들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부분 회사가 손실을 기록하며 고전하는 모습이다.

반면 일반보험을 전문으로 하는 보험중개사업계는 상황이 다르다. 매출액 기준 상위 5개사의 영업보증금은 2023년 2318억2613만8000원에서 2024년 2653억1980만원으로 늘었다. 14.4%에 달하는 성장률은, 같은 기간 채 9%에 미치지 못한 일반보험시장 성장률을 훨씬 넘어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보험중개사에 관한 부정적 시각을 내비치기도 한다. 보험중개사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보험요율을 제시해 보험사들의 출혈 경쟁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재보험 출재도 어려워지며 일반보험 적자구조를 고착시키고 있다는 견해다.

보험중개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한다. 항간의 주장처럼 보험중개사들의 덤핑 때문이라면 일반보험시장의 전체 원수보험료부터 감소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원수보험료의 일정 비율로 수수료를 받는 보험중개사들의 매출 증대 역시 설명되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모든 모집채널 중 유일하게 독립적 지위에서 계약자와 보험사를 이어주는 보험중개사. 일반보험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도 주요 모집채널인 보험중개사들을 향해선 오히려 부정적 시각이 대두되는 이유와 이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봤다.

보험중개사의 정의

보험중개사는 주로 일반보험 분야에서 활동하는 보험모집인이다. 타 모집인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성은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소비자(계약자)의 합리적인 보험계약 체결을 돕는다는 점이다.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계약자를 대신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분석하거나 위험관리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도 이들의 업무 중 하나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보험중개사의 영업은 크게 리테일과 브로킹으로 나뉜다. 리테일은 계약자와 보험사의 보험계약을 중개하는 것(원수), 브로킹은 보험사와 재보험사를 연결하는 것(재보험)으로 정의할 수 있다.

리테일과 직급영업

일반보험시장 성장은 원수보험의 영역이다. 여기서 보험사들과 보험중개사들의 복잡한 관계가 시작된다. 원수보험에선 보험사들의 직급영업과 보험중개사들의 리테일이 경쟁한다. 보험사는 직급영업으로 체결하는 계약을 통해 리테일이었다면 보험중개사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 리테일이 껄끄러운 이유는 또 있다. 직급영업은 확실한 자사의 실적이지만, 리테일은 그렇지 않다. 보험중개사는 여러 보험사의 조건을 비교 분석해 계약자에게 제시한다. 자사의 제안이 선택받지 못하면 실적도 될 수 없다. 선택을 받기 위해선 경쟁적인 요율을 내놔야 하고 이는 수익성 감소로 이어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오해① 덤핑요율 강요?

계약자를 대리하는 특성 탓에 보험중개사는 무조건 저렴한 요율을 내세운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이는 브로킹이란 보험중개사의 또 다른 주요 업무를 간과한 판단이다. 대부분 보험중개사는 요율을 제시할 때 뒷단의 재보험까지 세팅한 뒤 협의한다. 낮은 요율로 인해 커질 수 있는 보험사의 리스크를 분산할 방안도 제안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보험사엔 보험중개사가 제안한 요율을 받아들일 의무가 없다. 받아들이고 자체적으로 재보험을 구하거나 다른 보험중개사에 맡길지, 혹은 거부할지는 전적으로 보험사의 판단이다.

손익에 부담이 가는 덤핑요율은 인수를 거절하면 된다. 계약 관련 업무를 위임받은 보험중개사도 이를 인수해주는 보험사가 없으면 안 되기에, 근거 없는 할인은 요구하기 어렵다. 그 과정에서 모든 보험사가 거부해 계약이 불발되면 보험중개사가 입게 될 타격이 더 크다.

덤핑요율 탓에 적자가 발생한다는 논리도 어폐가 있다. 일반보험의 원수보험료는 꾸준한 증가세다. 대개 1년 주기로 갱신하는 일반보험시장에서 덤핑요율이 득세했다면 원수보험료도 감소했어야 한다.

실제로 일반보험의 약 43.2%(2022년 원수보험료 기준)를 차지하며 보험중개사들의 주력 보종이기도 한 재산종합보험의 추이를 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계약건수는 26만7229건에서 27만6112건으로 3.3%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는 1조959억원에서 1조4054억원으로 28.2%나 뛰었다. 덤핑요율이 만연했다면 나오기 힘든 결과다.

오해② 낮은 보험료로 적자 심화?

모든 보험에서 손익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사고다. 이 중에서도 일반보험은 계약당 규모가 커 하나의 사고로도 막대한 보험금이 나갈 수 있다. 산업시설의 대형화, 복잡화로 인해 사고 건당 피해액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최근 쿠팡 화재, 포스코 침수, 한국타이어 화재 등의 사례에선 단일 사고로 수천억원대 손해가 발생했다.

본래 보험료는 보험금보다 훨씬 적은 구조다. 보험료와 보험금이 비슷하다면, 사고가 없으면 받지 못할 보험금을 위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 5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포스코 침수에서 포스코가 낸 보험료는 288억원, 3000억원 한도의 한국타이어 보험료는 42억원에 불과했다. 

일각에선 낮은 보험료로 인해 재보험 출재가 어려워 적자를 심화시켰다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일반보험에선 오히려 협의요율 사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되레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리스크 보유 역량을 걱정하게 된 실정이다.

협의요율은 보험사가 재보험사로부터 제공받아 기업성보험(일반보험)에 사용하는 비통계요율이다. 바꿔 말하면 협의요율을 사용한 계약은 재보험사의 조력이 있는 계약이란 것이다. 2020년 81.9%였던 재산종합보험에서의 협의요율 적용 비율(보험료 기준)은 2022년 94.8%에 달했다. 재보험 출재가 원활하지 못해 많은 리스크를 보유하다 손해가 커졌다는 주장의 근거도 미약하다.

오해③ 재보험비용 상승? 

보험중개사들이 원수보험료를 낮춰 재보험 비용을 상승시킨다는 의혹도 이해가 어렵다. 보험중개사는 재보험을 중개하는 브로킹을 통해서도 이익을 얻지만, 일반적으로 원수계약의 리테일로 받는 수수료율이 훨씬 높다. 더구나 재보험 브로킹의 고객은 보험사로, 보험사는 직급영업과 마찬가지로 브로킹도 스스로 할 수 있다. 재보험 비용 상승이 반드시 보험중개사에 유리한 흐름만은 아니란 것이다.

재보험 비용 역시 손해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손해율은 보험료가 낮아서도 있겠으나, 역시 사고가 핵심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보험사들의 재보험 출재 비용이 늘어난 건 연이은 대형사고로 XOL(초과손해액재보험)이 커진 여파가 컸다.

또 국내에서만이 아니라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 자연재해 등도 글로벌 재보험사들의 하드마켓화를 가속했다. 국내 일부 보험중개사가 낮은 요율을 제시했다 한들, 전체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중개사 영향력은 아직

보험중개사업계는 보험사들이 근본적인 문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보험중개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보험시장 전체에서 보험중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는 것이다. 12%가 나머지 88%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적자로 돌리는 게 가능하냐는 비판도 나온다.

보험중개사업계 관계자는 “보험중개사는 여러 보험사의 조건을 비교해 계약자에게 최적의 선택지를 제안할 뿐이고 그 조건들은 해당 보험사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아직 원수계약에서 보험중개사의 입지가 그 정도로 크진 않은데 일반보험의 적자 원인으로 보험중개사를 꼽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또 “일반보험 역시 전체 손해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아 더욱 성장시켜야 하는 상황이고 최근엔 보험사들도 보험중개사를 일반보험의 중요한 판매채널로 존중하며 더 많이 활용하려는 분위기”라며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파이를 키워야 할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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