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보험사기와 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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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보험사기와 신기술
  • 한창희 국민대 교수 chgm@kookmin.ac.kr
  • 승인 2024.05.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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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한창희 교수] 보험사기는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다. 미국에서 연간 보험사기 금액은 800억 달러에 달하고, 2020년 기준 영국에서는 손해보험에서만 11억 파운드의 보험사기가 적발됐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보험금청구의 15%는 부정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처럼 보험사기와 이를 적발하기 위한 기술의 발달은 창과 방패처럼 함께 발전해왔다. 이번 글에서는 보험사기 중에서도 특히 영국의 해상보험 사기와 이를 적발하기 위한 노력들을 자세히 살펴봤다. 한국의 대법원이 영국의 해상보험에 관한 법률과 관습을 우리나라 실무에 그대로 적용하는 점에 비추어 영국의 해상보험사기와 신기술에 대해 검토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해상보험 사기 유형

국제해상국에 따르면 해상사기는 ‘일방 당사자가 수행하는 특정한 거래, 운송, 금융상 채무의 타방 당사자로부터 금전이나 적하를 취득함에 있어서 불공정하거나 불법적으로 성공하는 경우 발생한다’고 정의되어 있다.

해상보험사기는 계약성립 전과 성립 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자는 보험료를 절약하기 위해 위험의 크기를 허위고지하는 것으로 실무상 부정한 일부보험의 유형과, 적하보험의 경우 보험개시 시점에 존재하지 않는 적하, 즉 피보험이익이 없는 적하를 보험에 가입하는 유형이 있다.

후자는 부정한 보험금청구를 의미한다. 이는 다음 5가지로 분류된다.
①천공과 같이 보험계약자의 고위행위의 결과 손해가 있거나 없는 경우, ②보험계약자가 손해를 입었지만, 보험금청구시에 과대청구하는 경우, ③보험계약자가 외형적으로 손해를 입었지만, 추후 손해가 없거나 그보다 소액임이 발견된 경우, 원래의 보험금청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 ④보험자에게 보험금청구에 대한 항변사유가 있음을 알고서 청구하는 경우, ⑤진정한 보험금청구사유는 존재하지만, 입증서류가 없어 위조된 서류를 제출한 경우 등이다. 이와 같이 부정한 방법과 책략을 사용하여 보험금 청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험사기의 증명책임과 위반의 효과에 대한 영국실무를 살펴보자. 보험사기의 증명책임과 관련해서는 해상사기사건의 경우 강력한 증거, 특히 직접적 증거를 획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판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원칙은 부정직의 증명책임은 청구자가 진다.

△둘째, 증명의 기준은 일반적인 민사상의 개연성의 척도의 기준, 즉 다툼있는 사실이나 행위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더욱 개연적일 것이 증명되어야 한다.
△셋째, 주장이 부정직과 같이 매우 중대할 때 이를 중명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증거가 요구된다는 법률원칙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넷째, 법원은 상식의 문제로서 피고보험자의 행위에 관하여 적절한 ‘고유한 비개연성’을 고려할 수 있다.

보험사기의 효과에 대해서는 각국이 입법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일본 보험법은 보험사기 이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보험금지급을 허용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영국의 2015년 보험법은 보험계약자의 사기행위 이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보상책임을 지고, 사기행위 이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만 책임을 면한다고 규정하지만, 판례는 여전히 상충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보험사기 잡는 신기술

인슈어테크가 발전하면서 해상보험에도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보험사기를 막고 관리 효율을 높이는 신기술들이 선주, 대리인, 항만당국 등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먼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수의 해운사와 관련 기업이 거래에서 점점 더 블록체인을 사용하고 있다.

블록체인의 장점은 우선 서류의 디지털화다. 컨테이너 해운 운송비의 15% 이상이 서류작업이라고 추정되는데, 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은 선박과 적하의 추적과 확인, 세관과 사기억제에도 효과적이다.

마에르스크와 IBM이 2018년에 창설한 ‘Tradlens’라는 프랫폼이 2022년 좌초됐지만, 해상운송에서 신기술은 ‘GSBN’, ‘Container xChange’과 함께 발전하여 사용되고 있다. 최초의 블록체인사용 해상보험제도 또는 플랫폼은 2018년 설립된 ‘Insurwave’이고, 이와 같은 블록체인 원장은 특히 시간의 절약과 같은 각 과정의 효율성을 증가시키고, 사람이 하는 실수의 가능성을 감소시킨다.

1990년 닉 바조에 의해 최초로 사용된 스마트계약은 ‘계약조건을 실행하는 컴퓨터사용 거래 프로토콜‘이라고 정의되고 그 전형적인 예는 벤딩 머신이다. 해상운송과 보험에 스마트계약의 장점은 투명성, 적절하고 부정직한 사람을 사용하지 않는 업무의 자동화, 보험금청구확인(보험자와 보험계약자 양자에 대해), 보험서류의 디지털화, 복잡한 위험평가모델의 사용이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자율주행선박도 앞으로 주목해야 할 기술이다. 1999년 영국 기술자인 케빈 애쉬톤에 처음 사용된 사물인터넷은 해상운송에서 스마트콘테이너에 센서를 부착한 적하의 추적, 항해중 환경상태 등에 의한 적하손해, 사람의 개입없이 독립적으로 항해하는 자율운행선박 등에 사용된다.

2019년 최초의 완전 전기 자동화물선박인 3200톤의 야라 버크랜드가 노르웨이 호텐에서 오슬로까지 43마일 항해하였고, 같은해 7월에는 아이리스 리더호가 일본, 중국 등에서 3일동안 항해했으며, 2022년 750톤의 상업화물선박이 동경만의 혼잡한 수역에서 500마일의 항해의 99%를 사람의 도움 없이 수행하였다.

2022년 제네바협회에 따르면 사물인터넷은 위험평가와 이전을 증진하고, 위험을 예측·예방할 잠재력을 창출하며, 보다 넓은 위험보장을 제공할 것으로 분석됐다.

마지막으로 해운업에서 데이터와 AI는 일정개선, 연료적정화를 이루는 가장 효율적인 항로와 같은 항로예측, 유지예측제도, 선박적재량최대화, 선박감시제도 등에 활용되고 있다.

로이즈 리지스터에 따르면 해운업계가 2021년 AI에 미화 9.31억달러, 2027년에는 미화 27억달러를 사용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험사기 예방·방지에 활용

만일 이러한 신기술이 해상보험사기 적발 및 방지에 활용됐다면 어땠을까? 선박 천공과 관련된 최근 영국판례를 통해 신기술이 보험사기 방지에 어떤 효용이 있는지 살펴보자.

2011년 6월 수에즈 포튠 인베스먼트사가 소유한 ‘브릴란테 비루투오소호’는 우크라이나에서 중국으로 14만톤의 석유를 수송 중이었다. 7월 5일 22시 예멘 부근 12마일 해역에서 엔진이 정지돼 표류하다가 7명의 무장한 해적에게 나포됐다.

해적들은 선원을 숙박실에 감금하고, 선박이 정지한 곳에서 반대방향으로 1시간 운행해야 하는 소말리아로 항해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폭약으로 선박을 파괴했다.

폭발로 인한 화재로 숙박실, 휠하우스, 엔진룸 등이 파괴됐으며, 선박은 코르 파칸으로 예인되어 적하인 석유는 하역되고 폐선처리되었다. 선주는 선박가액 미화 5500만달러와 선비 2200만달러의 보험금을 청구했고, 2019년에 되어서야 보험금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그런데 재판 기간이 무려 8년이나 소요됐다. 이는 선장과 일등기관사, 구조된 선원 등이 모두 공모해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재판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보험사는 선박이 천공됐다고 주장했으나, 선박 측은 해적의 공격과 폭파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면서도 엔진활동을 기록한 증거 자료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52일 이상의 심리를 포함한 장기간의 소송기간이 소요됐다.

만일 자율운행선박이었다면 인간적 요소를 제거해 분쟁처리가 용이했을 것이다. 오늘날 선박에 장착되는 실시간의 센서는 주엔진이 고장난 것이 아니고 일등기관사에 의해 정지되었다는 사실, 정확한 위치와 최초 화재의 원인, 두 번째 화재의 원인, 해적과 선원의 움직임을 기록했을 것이다.

다만, 신기술의 해상운송과 해상보험에의 적용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지적된다.

첫째, 다수의 해상추적서비스를 영위한 사기업이 있지만 이를 통괄하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고, 이 기업이 수집하는 특정한 선박·시간·장소에 관한 정보도 불완전하거나 부정확하고 신뢰할 수 없다. 노후 선박은 선주와 보험자에게 선박과 적하의 상태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되는 사물인터넷을 보유하지 않아 사기행위자, 해적 기타 범죄자의 약탈에 여전히 취약할 수 있다.

둘째, 선주와 해상보험자가 수집 다양한 정보의 분석의 문제이다. 정보수집과 정보관리서비스의 발전과 통합이 불완전하다. 예측모델과 사기방지기술은 정확한 정보에 의존하지만, 정보제공자는 상호 경쟁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에는 서로 다르게 작동하여, 어떠한 정보는 특수상황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통일된 정보의 결여와 함께, 정확한 분석의 결여는 사기행위자가 범죄행위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무선통신과 위성통신시술에 의존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와 보안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이 지적된다. 항로통제공격과 도청과 같은 선주, 대리인, 중개사, 보험자를 위한 안전한 연결을 발전·유지·업데이트할 필요성이 해운관련 인슈어테크의 장기적인 발전에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충돌이나 해적과 같은 불완전항해로 인한 사고의 경우 자율운행선박의 선주나 해상보험자의 책임에 대한 문제이다. 국제해사기구는 이에 관한 행동규범을 개발하고 있지만, 쟁점이 출현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수정이 필요할 것이다.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위험과 그에 대한 관리감독을 초래한다. 2018년 12월 런던의 개트윅공항에 무인가항공기가 출현하여 2일 동안 모든 비행이 금지되고 공항이 페쇄된 일이 있었다. 수천명의 크리스마스 고객이 혼란에 빠졌다. 영국 정부는 결국 공항당국에게 불법적인 드론을 통제할 권한을 부여했다. 결국 공항 주변 3마일을 드론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다. 이처럼 요즘 같은 정부 3.0 시대에는 정부가 신기술을 활용해 공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를 해상보험사기와 관련해서 살펴보면, 전통적인 접근방법은 사고가 발생한 후 사기행위의 처벌과 보상에 중점을 둔다. 해상보험사기에 대응함에 있어 많은 선주와 해상보험자가 신기술을 채용하는 목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보험사기 발생 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사전예방이 더 중요하다. 계약문서의 디지털화, 스마트계약의 활용, 선박과 적하컨테이너에 사물인터넷 센서의 사용, 언더라이팅과 보험금청구관리에 빅데이터와 AI의 사용을 활용해 해상보험사기를 미연에 방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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