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을 신청한 보험설계사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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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을 신청한 보험설계사 친구
  • 고라니 88three@gmail.com
  • 승인 2024.05.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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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고라니] 친구가 개인회생을 신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 여파로 실직한 뒤 보험설계사 일을 하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만날 때마다 보험을 권유하는 바람에 만남이 뜸해진 차였다.

그래도 서글서글한 성격에 각종 금융 자격증도 따며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어서 무난하게 자리 잡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들은 소식이라 다소 충격이었다.

동창들과 모인 술자리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개인회생을 신청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보험환수금이었다. 보험설계사가 보험을 판매하면 일정 기간 계약이 유지된다 전제하고 수당을 받는다. 그런데 이 보험이 중도해지되면, 미리 받은 수당 중 일부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 해지 건이 많으면 환수금이 수천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친구는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지원해드리느라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대출까지 받았지만 끝내 환수금 폭탄을 이겨내지 못했다. 보험사는 미리 가입해놓은 보증보험을 통해 대위변제를 받았다. 보증보험사에서 친구에게 구상권을 행사함과 동시에 친구의 신용점수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친구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면 좀 나았을까 하며 한숨을 쉬었다. 체계적인 교육시스템과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갖춘 회사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 직장인은 꿈도 못 꿀 소득을 얻는 동료도 심심찮게 보았고, 정년 없이 일할 수 있다는 것도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보험환수금 이슈 말고도 힘든 부분은 또 있었다. 매일 계속되는 실적압박, 지인 영업으로 외로워지는 인간관계, 주말에 관리자와 등산을 따라가는 문화 등은 일에 대한 열정을 식게 만들었다. 또한 보험설계사는 개인사업자를 내고 위촉계약직 형태로 일하기 때문에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최저임금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한계도 있었다.

친구는 지금 보험설계사를 그만두고 지방의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고 있다. 일정한 소득이 꾸준히 들어오는 안정감이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다고 한다. 그 소득으로 개인회생 변제금을 성실히 내면서, 주말엔 국민내일배움카드로 타일을 배우고 있다. 속도는 느려도 일한 만큼 정직하게 몸값이 오르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다고 했다.

그가 개인회생을 무사히 졸업하고, 타일 업계의 장인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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