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브리핑] 차기 이사장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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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브리핑] 차기 이사장은 누가 될까?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4.05.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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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한국공제보험신문이 월간 공제브리핑을 시작합니다. 공제업계 최신 이슈와 뒷이야기 등 눈에 띄는 정보를 살펴봅니다.

 ◆차기 이사장은 누가 될까?

공제기관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이사장입니다. 직원 회의를 통해 사업 방향을 정하고, 이사회와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의사결정을 이끌며, 대관업무는 물론 조합원 관리까지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능력 있는 이사장이 선임되면 조합이 크게 발전하고, 반대로 ‘놀고 먹는’ 이사장이 오면 사업이 정체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A육운공제조합은 최근 국회의원 출신이 왔는데, 업무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하네요. 외부 미팅 등 정해진 일정은 소화하지만, 조합 운영은 직원들에게 대부분 위임했습니다.

B공제조합은 재선 의원이 이사장으로 왔는데, 예상보다 일을 너무 잘해서 놀랐습니다. 신사업 추진에도 적극적이고, 국회 인맥도 빵빵해서 대관업무가 수월해졌다는 평가입니다.

이처럼 영향력이 막강한 자리지만, 차기 이사장이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보통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신임 이사장 공모를 거치는데 사실 정치권 낙하산이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사장 임기 만료를 앞둔 공제기관은 누가 차기 이사장이 될지가 직원들 최대 관심사입니다. “올해는 주무부처 국장급이 올거다”, “협회에서 밀어주는 OOO가 유력하다”, “여당 실세인 OOO의원 보좌관이 온다더라” 등등 소문만 무성하죠. 외압 없이 공모제로 이사장을 뽑는 곳들도 후보자 중 누가 올지 뒷말이 무성합니다. 

때로는 적임자가 없어 이사장 공백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C공제조합은 이사장이 최근 정부 산하기관장으로 이직하며 결원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1년 가까이 ‘이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형 공제조합임에도 이사장 공석인 이유는 잔여임기 때문입니다.

정관에 전임자의 임기가 1년 이상이면 잔여기간만 이사장으로 재직할 수 있다는 조항 때문에, 조합 이사장에 선출되도 최대 1년 6개월짜리인 것이죠.

정치권과 주무부처에서 추천한 이사장 후보들이 있었지만 모두들 애매한 근무기간에 난색을 표했다고 하네요. 중량감 있는 후보자들은 조합 말고 임기 3년이 보장된 다른 기관장으로 가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 이사장직을 고사했다는 후문입니다.

결국 이 조합은 대행체제로 잔여임기를 소진할 전망입니다. 기존 업무에 차질은 없지만 신사업 발굴은 다소 지체될 수밖에 없겠죠.

민간기업도 사장이 바뀌면 일이 손에 안 잡히는 것처럼, 공제기관도 3년 주기로 이사장 교체 시기에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정부 낙하산이든, 조합원 출신이든 간에 공제기관 발전에 대한 방향성과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 분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공제기관은 매우 중요한 사회안전망 중 하나이니, 단순히 정치권 논공행상 전리품으로 사용하진 말자고요. 

◆역대급 실적에도 시큰둥한 이유

모 공제회는 최근 역대급 자산운용 실적으로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조 단위 자산을 운영하면서 운용수익률 10%대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2023년은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환경이 녹록찮았습니다. 그럼에도 역대급 성과를 내면서 1년 만에 수천억원을 벌었어요.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이 크게 오르고, 지급여력비율도 좋아졌습니다. 기관을 대표하는 이사장과 임원들도 싱글벙글입니다.

그런데 정작 직원들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입니다. 돈을 많이 벌어도 성과금은 쥐꼬리 수준이기 때문이죠.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했으니 여의도 증권가였으면 업무 담당자들은 인센티브로만 몇억원을 받았을 겁니다. 그러나 공제회는 공기업 성격이 강해서 인센티브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사회 등 대의원 눈치도 봐야 하고요. 연말에 몇백만원~ 몇천만원 정도 받으면 다행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올해 대대적으로 성과를 홍보했으니, 벌써부터 내년도 실적이 걱정입니다. 이해관계자 눈높이가 올라가서 최소 8%대 이상의 수익률을 원할텐데, 아시다시피 국제 유가도 오르고, 국제 정세도 불안하고, 매번 역대급 성적일수는 없거든요.

해당 공제회 과장은 “실적과 우리는 크게 상관없어요”라고 안타까워합니다. 다른 공제조합 본부장도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고요. “공제조합도 우리 사주나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해요. 스펙 좋은 젊은 직원들 뽑아서 열심히 가르쳐봤자, 증권사에 비해 성과금이 적어서 떠나가니 일할 맛 안나네요”라는 실무자의 하소연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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