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금융과 소비자보호
상태바
혁신금융과 소비자보호
  •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kgn@kongje.or.kr
  • 승인 2019.11.04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혁신금융이 시작되고 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혁신금융서비스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서울디지털대 최미수 교수

이제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여행자보험 가입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해외여행자보험을 연간단위로 가입한 후 휴대폰 위치정보와 연계하여 공항에 도착하면 간편하게 여행자보험 보장을 개시하고 종료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다.

또한 해외여행 준비시 빠뜨릴 수 없는 환전도 손쉽게 해결된다. 은행의 환전업무를 항공사에 위탁하여 소비자가 항공사앱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면서 동시에 환전신청을 하고 출국 당일 항공사 카운터에서 발권을 하면서 외화를 현찰로 수령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은행지점 방문 없이 차량에 탑승한 채로 Drive Thru 요식업체나 주차장 등에서 간편하게 환전과 현금인출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아울러 대출받을 때도 금융회사에 일일이 조건을 알아볼 필요가 없어졌다. 대출모집인은 1개의 금융회사와만 대출모집 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1사 전속주의 규제가 있다. 이 규제에 대한 특례가 인정됨에 따라 모바일 플랫폼에서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조건을 한번에 비교하고 그 중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대출조건을 선택하여 대출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의 편익이 증대되고 경쟁을 통한 금융회사의 자발적 금리인하까지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결제까지 간편해진다. 이제 얼굴이 곧 지갑인 시대가 된다. 카드나 스마트폰 없이 얼굴만으로 간편하게 결제(Face Pay)할 수 있는 생체정보 기반 지급결제 서비스가 곧 시행된다. 얼굴이 카드가 되는 미래형 결제수단으로 결제가 편리해지면서 도난이나 분실 위험은 전혀 없어 전자금융거래의 안정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 입장에서도 소비자가 스스로 안면결제를 진행함에 따라 결제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어 가맹점 운영이 더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마찬가지로 송금 또한 간편해진다. QR코드를 통해 신용카드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개인간 소액 송금서비스가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 입장에서는 현금거래 감소에 따른 안정성 확보가 기대되며 신용카드 회원의 경우 플라스틱 카드 및 계좌잔고가 없어도 송금이 가능하여 결제의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AI가 보험모집도 한다. 보험모집을 할 수 있는 자에 AI를 포함하여 보험상품 상담, 판매를 AI로보텔러가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인공지능을 통한 24시간 보험계약 모집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상담이 가능하여 소비자 편익이 제고되고 사실과 다른 설명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보이스피싱 및 착오송금을 방지하는 서비스도 있다. 우리나라 보이스 피싱 피해규모는 지난 한 해만 4,440억원이나 된다. 이체거래시 송금인이 입력한 계좌와 휴대전화 명의 일치여부 등을 확인한 후 일치하지 않으면 경고메시지를 보내 보이스피싱 및 착오송금을 방지하는 서비스이다. 송금인 주위환기의 간접적 방식에서 수취인 확인이라는 직접적 방식으로 전환하여 송금과정에서 보이스피싱과 착오송금을 예방하여 금융사고 피해가 감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혁신금융서비스들이 잘 자리잡기 위해서는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 못지않게 소비자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검토되어야 한다.

혁신금융사업자는 이용자의 범위 제한, 거래위험 고지, 분쟁처리 절차 등 소비자보호 및 위험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이 방안들이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충분한지 검토해야 한다. 소비자의 권리구제를 위해 사업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소비자의 입증부담을 완화하고 사업자의 배상여력이 없을 경우를 대비하여 책임이행 보장장치도 필요하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획일적인 금융서비스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적이었으나 다양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경험하고 기존 금융권이 소극적이던 새로운 혁신금융을 통해 금융의 접근성은 높아지고 금융비용 부담은 줄어들면서 자산증대의 기회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들 혁신금융이 금융소비자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제도개선 필요성을 검토하여 궁극적인 규제개혁의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