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공제와 판매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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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공제와 판매공제
  • 김창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changki@korea.ac.kr
  • 승인 2019.10.28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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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상품은 크게 보유공제와 판매공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보유공제란 공제기관에서 공제상품을 자체 개발하여 운용하는 것이며, 판매공제란 보험사의 상품을 위탁 또는 중개 판매하는 형태로 공제를 운용하는 것이다.

공제기관에서 공제상품을 직접 개발하여 운용하는 보유공제의 경우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저렴한 공제료를 산정할 수 있다. 공제회에서 직접 운용할 경우 추가 수수료가 없으며,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회원 또는 조합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 수 있다. 공제회는 피공제자들의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들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여 피공제자들의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 공제회에서 피공제자들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설계하여 운용하는 것은 보험사와 차별된 큰 장점이다.
셋째, 공제회는 설립 목적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넷째, 납부 공제료는 대부분 소멸성 예산이 아니므로, 예산이 영구적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따라서 잉여금 발생 시 차년도 예산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는 정부 부처 또는 소속 회원의 공제료 절감 등 예산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공제회는 보험사와 달리 보험 상품 개발에 전문화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직접 공제 상품을 만들고 운용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이 있다.
첫째, 전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제 상품을 개발, 운용하는 데 있어서 전문성이 결여된다. 둘째, 기술적 한계가 있다.
셋째, 공제회에서 직접 위험을 담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다. 공제회는 다른 보험사와 달리 재보험 전가가 어려우며, 재보험을 할 경우 재보험 수수료가 비싸다.
넷째, 공제상품을 운용하는 데 있어서 서비스 품질이 민영보험사보다 낮다. 이는 운용 노하우의 부족 뿐만 아니라 인력 규모, 전산화율 등에서 많은 경험과 인력을 축적해 온 보험사와 견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제기관에서 공제상품을 직접 만들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채용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계리 혹은 리스크 관리 전문가나 기금운용 전문가를 채용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공제 기금을 운용하고, 공제 상품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산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관련 전문 인력들을 활용하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판매 공제도 보유공제와 마찬가지로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먼저 판매 공제의 경우, 보험사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하는 장점이 있다. 전문인력이 제공하는 품질 높은 서비스,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 상품 설계 및 운용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의 절감, 리크스 관리 측면에서의 노하우, 제도적으로 공제회가 개발하기 어려운 상품 도입의 가능성 등 좋은 측면이 있다. 또한, 판매 공제를 통해서 공제회는 민영보험사의 보험기법들을 학습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서 컨설팅 서비스를 받아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

하지만, 판매공제의 경우 공제료(보험료)가 비싸며, 사업비 과대 지출 가능성이 있다. 또한, 보장성 보험의 경우 소멸성 예산이므로 통제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제 기관(공제조합 및 공제회)은 본연의 목적인 공제사업 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보유공제 활용과 판매공제와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하다.
현재 각 공제기관에서 취급 중인 판매공제 상품이 갖는 한계와 그것이 공제기관 및 공제회원에게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보유공제와 판매공제 두 가지 공제 유형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최적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공제회원들의 다양한 요구 사항들을 반영하여 두 유형의 다양한 상품들을 묶어서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 공제회원들에게 일괄 제공하는 패키치 상품을 개발하면 유용할 것이다. 공제기관들의 수준높은 공제 상품 개발과 운용 그리고 리스크관리에 대한 노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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