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제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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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제일주의
  •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psb2214@hanmail.net
  • 승인 2022.08.18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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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박상범 교수] 하인리히법칙은 잘 알려진 대로 어떤 대형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된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들이 반드시 있었다는 통계적 분석결과이다.

사고예방을 위해 개인은 물론 기업과 조직 등에서 교육훈련과 안전활동을 장려하고, 안전문화정착과 확산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는 항상 발생한다. 그야말로 중학교 영어시간에 배웠던 “Accidents will happen!”이라는 영어 격언처럼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로 치부하고 말아야 하는 걸까? 아님 사고는 왜 발생할까 라는 점부터 시작하여 분석해 보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일까?

경제학 등 사회과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인간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한다는 대원칙을 세우고 각종 이론을 개발‧정립해왔다. 그러나 20세기 중반부터 인간이 합리적이지 않은 의사결정을 한다는 점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이들 현상에 대한 논의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이론이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이고 이후 휴리스틱 의사결정 현상, 조절초점이론, 프레이밍 효과, 편향이론 등이 제시되고 있으며, 사회과학 각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이들 이론들은 인간이 항상 합리적으로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이 처한 상황, 과거경험, 감정이나 정서 및 성향 그리고 가치관 등에 따라 예상과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여기서 합리적 의사결정이란 그 기준점이 모호하지만, 대체로 종전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전제로 한 이론의 결론과 다른 방향으로 결정되는 경우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보험에서도 이러한 현상들이 관측된다. 기본적으로는 가장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위험대처 방안이 보험이지만, 보험가입 및 합리적 수준의 보험보장을 기피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이럴 때는 필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정책적으로 의무적 보험가입을 하도록 하여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그러나 강제적으로 의무부과 등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경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운전이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일부분이 되었고,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도 점차 늘어가면서 언제부턴가 운전을 하면서도 이런저런 행동을 하게 되었다. 물론 필자 개인 이야기이다. 휴대폰을 가지고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거나 하는 행동들이다. 물론 무모하기 짝이 없는 비합리적 행동들이다. 어김없이 아찔했던 순간들이 있었고, 주변 차들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반복적으로 이러한 행동들은 이어졌고 급기야 며칠 전 필자의 이런 전조적 행동들이 쌓이고 반영이 되었는지 사고로 이어졌다. 가해사고는 아니고 피해사고였지만(필자의 일방적 생각임) 어쨌든 사고는 사고였다. 차도 수리를 요하고 몸도 침을 좀 맞아야 할 정도이다.

운전 중에는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집중해야 한다는 합리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임해야 하지만, 운전 중 지루하게 느껴지거나, 갑자기 급한 일이 생각나거나, 잠깐은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 등 비이성적 사고가 지배하기도 한다. 이러한 비합리적 행동들이 반복되어 쌓인 결과 하인리히법칙이 적용된 것일까? 하인리히법칙은 통계적으로 추론된 법칙이어서 여전히 유효하게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교통사고 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생활은 물론 작업장 등에서는 물론 자연재해 관련 사고 등에도 적용된다고 본다.

인간, 인간의 의사결정, 행위를 분석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예외가 많아 일률적인 결론을 내리기도 어렵다. 오히려 무모한 시도라고도 할 수 있다. 예컨대, 인간의 생각 혹은 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 요인들을 보자면, 그 사람의 기질, 성향, 태도, 가치관, 감정, 경험, 자아의식, 특성, 환경 등 일일이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그리하여 마케팅이나 투자 등에서는 개인의 고유한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접근을 추구하기도 한다. 복잡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판매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개인 특성 파악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안전 관련 부분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대명제가 있다는 것이다. 안전 관련 행동에 미치는 영향요인들이 다양할 수 있지만 이런 전제조건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다만, 인간은 원천적으로 항상 합리적으로만 행동하는 존재가 아니다. 각 경제주체는 스스로 부단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기다짐을 하고 안전의식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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