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티브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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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티브를 아시나요?
  • 강태구 SGIS JAPN 대표 kgn@kongje.or.kr
  • 승인 2022.07.0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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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강태구 SGIS JAPN 대표] 캡티브보험(Captive Insurance)은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보험 자회사를 의미한다. 기업 혹은 그룹사의 비즈니스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스스로 보험사를 설립·운영하는 것이다.

예컨대 제철소 운영 기업이 의무가입 대상인 화재보험을 캡티브를 통해 가입하거나, 자동차회사가 차량 구매자에 대한 리콜 대책이나 연장 보증을 목적으로 캡티브를 활용하는 경우, 특수제품 생산 기업이 지진으로 인한 공장 피해를 대비하고 싶은데 시중 보험사는 보험을 판매하지 않아 직접 캡티브를 설립해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

캡티브는 세계적으로 여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약 1만개사가 넘는 캡티브 보험사가 존재한다. 그 중 캡티브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기업은 약 200개사로 알려져 있다.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도쿄전력홀딩스, 미쓰이물산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도 캡티브를 보유·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캡티브가 늘어나는 이유는 스스로 비즈니스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고,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캡티브는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반 보험은 클레임이 없으면 당해 연도 보험료가 보험사의 이익으로 남는다. 그러나 캡티브는 클레임이 없으면 본인 캡티브의 이익으로 남는다. 보험이란 예상치 못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고, 사고가 터질 확률보다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놓은 것을 고려하면, 보험 운영 수익이 캡티브 자회사 이익으로 남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다. 이 금액은 기업의 자산보호 장치가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이점은 대체리스크전가(ART, Alternative Risk Transfer) 방식을 활용해 보험 프로그램 최적화 및 캐시카우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과 그룹사에 적합한 보험 검토를 통해 국내 원수보험사가 인수한 보험의 일정 부분을 캡티브에 출재함으로써 그룹 전체 보험료가 실질적으로 일부 환급되고 보험료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세금에 대한 메리트도 있다. 캡티브 설립 지역을 세금 우대 국가나 지역(tax haven)으로 지정해 세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많은 일본 기업들이 주로 미국 하와이, 버뮤다, 말레이시아 라부안, 미크로네시아 등 캡티브 소유자에게 유리한 법률, 관리 체제가 있는 국가 및 지역에 캡티브 보험사를 설립한다. 모 회사가 존재하는 국가 사정에 따라 세제 변경 혜택을 제한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일정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보험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다. 캡티브는 보유하고 있는 리스크의 안정성과 인수력 확대를 위해 재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재보험을 통해 세계 주요 보험시장에 직접 접근함으로써 국제 보험시장에서 자사의 보험요율 및 기타조건이 국내 수재보험 조건과 비교해 적절한 수준인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 원수보험사가 인수가 어렵거나 보험료가 고액인 리스크를 캡티브 또는 재보험으로 인수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또한 관리와 운영도 크게 어렵지 않다. 사업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하면 캡티브 회사가 보험 위험을 1%만 보유하고 나머지 99%를 재보험사에 넘기는 식으로 운영 가능하다.

캡티브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기업 캡티브를 전문적으로 설립, 운영해주는 ‘임대캡티브’ 기업도 나타났다. 중소기업도 자금 부담없이 소액으로 캡티브를 이용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및 자산방어 수단으로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일본 캡티브 보험의 역사는 1970년대 선박 보험부터 시작됐다. 규제완화의 일환으로 1998년 보험요율이 자율화되기 전까지 많은 선박회사가 캡티브를 활용해 요율이 낮은 국내외의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요율 자율화 후에는 캡티브를 활용해 이익을 냈으며 제한이 적고 손해율이 낮은 해상보험이 캡티브의 메인 보험종목이 됐다. 이어 생산물배상책임보험(PL)이나 리콜보험 등 특수 리스크를 커버하는 보험종목을 취급하는 캡티브가 많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연장보증을 목적으로 한 캡티브를 확인할 수 있다.

캡티브는 활용 여부에 따라 기업에 여러 장점을 가져다줄 수 있는 효과적인 리스크·재무설계 방식이다. 위험이 다양화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에 보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일본에서 활성화된 캡티브가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도 조속히 도입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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