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주년] ‘보험의 미래’ 인슈어테크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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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주년] ‘보험의 미래’ 인슈어테크 현주소
  • 박정호 기자 kgn@kongje.or.kr
  • 승인 2022.07.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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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보험사 인슈어테크...빅테크와 경쟁 ‘불가피’
손해보험사, 소액 미니보험으로 일상생활에 밀접한 상품 내놔
생명보험사, 헬스케어·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고객 서비스 선봬

[한국공제보험신문=박정호 기자] 디지털 전환에 바쁜 보험업계에는 최근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올해 하반기 3745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카카오페이가 보험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는 제7차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 손해보험(가칭)의 보험업 영위를 허가했다. 카카오손보는 지난해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고, 같은 해 9월 보험사 설립을 위한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을 세워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카카오손보는 자본금 1000억원으로, 카카오페이가 60%를 카카오가 40%를 출자했다.

카카오손보는 출범과 동시에 자동차보험 판매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체 자동차보험의 89.7%를 차지하고 있는 상위 4개 손해보험사들과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카카오손보는 동호회·휴대폰파손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카카오 커머스 반송보험 등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을 의식한 듯 손보사들도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손보업계 리딩컴퍼니 삼성화재는 올해 5월 삼성금융계열사 통합플랫폼 ‘모니모’에서 가입이 가능한 ‘미니자전거보험’을 선보였다. 모니모는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삼성금융네트웍스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차별화된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내놓은 금융통합앱이다. 보험업계는 삼성금융의 모니모 론칭이 금융권으로 진출하는 빅테크를 견제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가장 파격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는 회사는 국내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다. 캐롯은 출범과 함께 ‘스마트 세이빙 프로젝트(SSP: Smart Saving Project)’를 가동 개발된 ‘퍼마일 자동차보험’으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최근에는 내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반품안심케어’를 선보이며 카카오손보에 대한 견제에 나서는가 하면, 성남시 ‘드론 실즈도시 구축사업’에 민간 참여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월 로봇 및 IoT전문 기업인 럭스로보와 합작해 ‘럭키박스솔루션’을 설립한 캐롯은 앞으로 인슈어테크 시장에서 최적화된 IoT 시스템 및 하드웨어를 통한 보험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손보업계가 소액 미니보험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보장기간이 긴 생명보험사들은 고객들의 편의와 서비스 중심에 디지털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보험업계의 향후 주요한 먹거리로 평가되는 헬스케어 서비스가 있다.

올해 2월 신한라이프는 생보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출범하고, 기존 헬스케어 서비스인 ‘하우핏’은 자회사로 독립시켰다. ‘하우핏’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이용자 수가 약 33만명에 달했으며, KT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IPTV에 하우핏을 탑재하는 등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슈어테크를 결합해 만든 케어(Kare) 앱을 운영하고 있다. 케어는 분당서울대병원과 건강 예측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암, 치매 등 10여개 질환 위험도를 예측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방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또 한화생명은 헬스케어 플랫폼 헬로(HELLO)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다. 헬로는 AI카메라 기반의 영양분석 기술을 가진 ‘두잉랩’, 생체나이 분석 솔루션을 운영 중인 ‘바이오에이지’, 데이터 보안 기술을 갖춘 ‘라이프시맨틱스’ 등과 협업해 마련한 앱이다.

향후에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이데이터는 각종 기관과 기업에 흩어진 개인신용정보를 정보 주체인 개인이 확인하고 직접 관리·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4월 NH농협생명은 생보사 중 4번째로 금융위로부터 마이테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금융당국에 예비허가를 신청한 회사는 7개사이고,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이 본허가를 받았고, 신한라이프와 미래에셋생명이 예비허가를 받았다.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농협생명이 예비허가를 신청한 상황이다.

보험업계가 디지털전환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규제가 인슈어테크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험사와 인슈어테크 기업들이 빅데이터, AI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와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 출시조차 못하는 사례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당국의 인슈어테크에 대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며 “특히 시행 2년차가 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으로 인슈어테크 업계가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국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들 중에는 국내 규제의 허들을 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자유로운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 추세라면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핀테크 기업과 비교해 국내 인슈어테크는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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