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스터디] 참여와 소통으로 노 젓는 한국해운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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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스터디] 참여와 소통으로 노 젓는 한국해운조합
  • 이광호 기자 leegwangho@kongje.or.kr
  • 승인 2022.06.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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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규 이사장, ‘조합원 중심 조합’ 모토로 소통 강조
‘조합이용 백문백답’, ‘해누리앱’ 등 조합원과 적극 소통
민감정보도 투명하게 공개, 현장목소리 듣고 인력난 해소

[한국공제보험신문=이광호 기자]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합원 없는 조합이 존재할 수 없듯 소통 없는 조직도 존재할 수 없다. 이에 공제기관들은 SNS나 유튜브 등으로 조합 소식을 전하고, 각종 복지제도를 운영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곳이 한국해운조합이다. 홈페이지에 ‘조합이용 백문백답’을 비롯해 조합원들이 사업을 영위하면서 필요한 선박, 공제보험, 유류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최근에는 ‘중대재해처벌법 매뉴얼’을 제작 공유하고, 해운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6급 해기사 양성과정을 신설하는 등 ‘조합원 중심 조합’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해운조합의 차별화된 소통법을 살펴봤다.

해운광장은 ‘조합원 보물창고’

공제기관은 규모에 비해 외부인들의 관심이 적은 편이다. 특정직군을 중심으로 공제가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조합원들도 보증이나 공제, 연금저축상품, 복지 등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부분에만 관심을 보인다. 이런 연유로 상당수 공제기관들은 조합원들과의 소통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보증이나 공제, 민원처리 등 기본사업만 충실해도 운영에 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기관은 물론 기업에게도 소통과 투명성이 강조되기 시작했고 공제기관들도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게 됐다. 경영공시가 의무가 아닌 조합들도 자체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거나, SNS나 유튜브 등을 개설하고 뒤늦게 소통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앞서 한국해운조합은 홈페이지에 ‘해운광장’ 코너를 만들어 조합원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해운자료실에는 ‘연안해운 법령집’,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관련 선박 안전·보건매뉴얼 서식 안내’ 등 조합원들에게 유용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해운광장에 가면 해운업 전반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어 ‘조합원 보물창고’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민감할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서는 조합원들을 위한 별도의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법령 연구결과, 이행매뉴얼, 종합배상책임공제의 3부로 진행됐다.

이밖에도 조합은 △공제사업 소개서 △공제상품별 가이드북 △공제약관 주요내용 요약서를 카드뉴스로 발간했다. 조합원들이 공제상품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독성이 좋은 그래픽을 활용한 것이다. 공제금 지급에 관한 사항이나 공제금 청구 절차는 물론 보상하지 않는 손해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도 안내해 공제 이용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해운조합 홈페이지 '조합이용 백문백답' 모습. 공제사업 및 해운정보를 자세히 정리해 조합원에게 제공한다.
해운조합 홈페이지 '조합이용 백문백답' 모습. 공제사업 및 해운정보를 자세히 정리해 조합원에게 제공한다.

먼저 다가가는 공제조합

해운조합 홈페이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소통 방식은 ‘조합이용 100문 100답’이다. 이 코너는 조합원인 연안해운사업자가 사업을 영위하면서 조합과 관련해 생길 수 있는 궁금증을 미리 파악해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관련 질의응답을 작성해 답변을 내놓고 있다.

현재 제공되고 있는 문답은 △해운부문 △선원부문 △해양안전, 환경부문 △공제사업부문 △석유류, 자재공동부문 △사업자금대부사업 △터미널, 전산매표부문 △조합일반으로 8가지 분야에 걸쳐 준비돼 있다.

문답의 내용도 알차다. ‘공제‧보험의 차이 및 조합 공제의 장점’과 같이 조합원들이 관심가질 만한 내용을 표를 활용해 알기 쉽게 설명하거나, ‘조합 공제사업 이용 자격과 공제상품별 가입 절차’를 함께 안내해 공제상품 가입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조합원에게 자주 문의가 오거나, 꼭 필요한 정보를 파악해 문답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조합원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이다.

조합은 민감할 수 있는 정보도 투명하게 밝히고 있다. 조합이 운영중인 터미널 현황에서는 대지, 건물, 대합실 규모는 물론 건축비까지 확인 가능하다. 또한 사업자금 대부 실수요자 선정 절차 및 선정 평가 기준표, 평가 방법 등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 심지어는 공제별 사고 점유율이나 사고 발생 추이까지 통계를 내 제공한다.

특히 홈페이지에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모두 조회 가능하다. 타 공제회들이 민감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거나 조합원에게만 공개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203호(2022년 봄호)를 맞이한 해운스케치에서도 소통은 부각된다. 해운스케치는 조합사와 조합원들은 물론 조합의 팀과 사원들을 소개하고, 조합사와 관련된 각종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간행물이다. 이번 호 ‘테마피플’에서는 2022년에 신설된 사업지원실과 사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조합 구성원들의 생각을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미니 인터뷰를 진행하고 팀원들의 일러스트도 제공했다. 동시에 이름, 전화번호 등을 함께 적어 조합원들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문의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한편 ‘함께 담다’ 코너에서는 기업의 대표를 만나 해당 기업과 직원들을 소개하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들을 직접 찾아가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이를 간행물에 담아 다른 조합원들에게 알리는 등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것이다.

또한 KSA 공제상품 모의고사와 같은 퀴즈를 통해 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해운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공제상품에 대한 이해도 자연스럽게 돕고 있다.

한편 조합원들의 운항에 중요한 정보인 항행경보 또한 홈페이지에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다. 항행경보는 광케이블 유지보수, 해상 훈련, 사격 훈련 등에 대비한 경보를 뜻한다. 5월 한 달동안에도 30건이 넘는 항행경보를 알려 조합원들의 안전에 신경쓰고 있다.

이밖에도 ‘선박 매각 및 입찰’ 코너를 운영해 조합원들의 선박 거래를 지원한다. 해운조합판 ‘당근마켓’인 셈이다. 2017년 5월 11일 첫 입찰 공고가 올라온 이후로 2022년 4월 13일까지 총 116건의 매각 및 입찰 공고가 올라왔다.

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해누리'.
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해누리'.

현장목소리 듣고 문제해결

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해누리’ 또한 소통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해당 앱은 작년 10월에 오픈했으나, 직접 해누리를 사용한 고객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올해 4월 기능과 디자인을 개선했다.

개편 주요 내용은 △메인 화면 디자인 변경 △게시판 즐겨찾기 기능 추가 △주간현황 알림 섹션 추가 등이다. 이용자는 즐겨찾기 메뉴로 나만의 특화된 메인화면을 구성할 수 있으며 석유류 출고현황, 공제 보상처리 현황 등 일주일간의 조합 사업 이용현황을 메인 화면에서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그 외 다양한 연령층을 배려한 글자크기 조절 기능, 게시판 페이지 이동 등 이용환경도 개선되어 보다 원활한 이용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조합은 해운업계 인력난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5월 인천해사고등학교와 MOU를 맺고 ‘내항상선 해기사 양성과정 신설’에 상호 협력키로 한 것이다. 내항상선 해기사는 2021년 기준 60세 이상이 전체 57%를 차지하는 등 고령화가 심각하다. 이로 인한 생산성 저하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해운조합은 현장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인력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해결사로 나섰다. 조합원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해운업계 문제 해결의 단초를 찾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밖에 △섬여행공모전(2015~2021) △광고공모전(2008) △해양사진대전(2006~2011) △해양사랑UCC공모전(2012) △여객선안전교육UCC공모전(2016) △섬 바다 사진 공모전(2001~2002) 등 다양한 공모전을 열어 조합에 대한 일반인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끈 바 있다.

임병규 해운조합 이사장은 ‘조합원 중심 조합’을 꾸준히 강조하며 소통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연안화물선에 대한 연료유 세액감면 제도 시행, 항만운영자공제 출시, 한국해운조합법 개정 등 조합 본연의 업무도 충실히 해냈다. 이에 2021년 4월 한국해운조합의 22대 이사장에 만장일치로 연임돼 해운조합의 조합원 소통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통에 방점을 둔 해운조합의 목표는 해운관련단체간 상생협력과 발전을 위한 해운단체 지원사업과 전국 각지 해운현장의 조합원 참여행사를 통해서도 구체화되고 있다.

조합은 한국해운조합법 개정(2020년)을 통해 해운관련단체 지원사업 근거를 마련했다. 2021년부터 사업을 본격화하여 총 7개 단체 대상 총 1억5500만원, 2022년에는 총 9개 단체 1억8000만원 규모의 지원을 통해 해운환경 변화 등에 공동대응하고 해운업계 경영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조합은 2020년부터 전국 해운현장에 있는 조합원 참여행사를 통해 해운관련 정책지원, 공제사업 주요 제도분야 등에 대한 지역별 조합원과의 소통‧참여창구를 마련해 조합원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조합원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공제료 인하, 손해율 우량계약자 환급제도 확대, 선박 안전물품 지원 등 비용 환원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재보험료 인상, 시중보험사와의 경쟁 심화, 코로나19로 인한 선박 운항율 감소 등 어려운 보험시장 속에서 더욱 빛이 난다. 차별화 전략을 통해 조합 공제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조합원 권익 향상에 힘을 쏟는 것이다. 이처럼 해운조합의 참여와 소통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조합원 소통 1번지’라는 명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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