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선물, 시민안전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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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선물, 시민안전보험
  • 고라니 88three@gmail.com
  • 승인 2022.04.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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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보험라이프]

한국공제보험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고라니] 한강 걷기 딱 좋은 날씨다. 여름이 오기 전, 이 봄을 실컷 누리자는 생각에 퇴근 뒤 한강을 따라 집까지 걸어가곤 한다. 회사가 있는 광진구에서 집까지 두 시간 넘는 거리지만, 파랗던 하늘이 주홍색으로 물드는 와중에 강 건너 빌딩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는 광경을 보고 있자면 하루의 피로가 싹 사라진다.

어제도 한강을 걷는데 특이한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광진구에서 서울시 최초로 개인형 이동장치 단체보험을 들었다는 내용이다. 광진구 주민은 보행 중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해 사고를 당하거나, 직접 운행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이런 신박한 보험이라니! 주민들이 혜택을 보도록 지자체에서 단체보험을 들어놓는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걸음을 멈추고 내가 사는 지역에도 단체보험이 있는지 검색해봤다. 겁이 많아 직접 타본 적은 없지만, 무서운 속도로 지나가는 전동킥보드 때문에 놀란 경험은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이라는 사이트에서 전국 지자체별로 가입한 단체보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구에는 광진구처럼 개인형 이동장치 보험은 없지만, 상해사고를 당했을 때 구급차 비용이나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보험이 있었다.

각 시에서는 시민 모두에게 적용되는 ‘시민안전보험’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화재나 폭발, 건물 붕괴 등으로 사고를 당했을 때, 혹은 대중교통 이용 중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인천시, 파주시는 개물림 사고 치료비도 보장한다고 하는데,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아쉬운 사고도 세심하게 챙기네 싶어 신기했다.

고등학생 시절, 하교길 버스가 급정거해 한동안 깁스 신세를 진 적이 있는데, 그때 이 보험을 알았더라면 싶었다. 하지만 사실 아쉬울 필요는 없었는데, 시민안전보험은 2015년에 처음 생겨 역사가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훌륭한 공무원이 누구일까 싶었다.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했을 때 그 결과를 책임지는 건 오로지 개인의 몫이라는 체념에 익숙해지던 와중에, 시민안전보험 덕에 매일 한두 번의 숨 정도는 편안하게 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먹을 것, 입을 것을 아껴 따로 보험을 들지 않아도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만으로 주어지는 것들이 있다는 안도감이 들어서다.

한동안은 시민안전보험의 홍보대사로 활동해볼까 한다.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널리 알리고, 몰라서 못 받는 일은 없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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