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기관 건물보유 현황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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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기관 건물보유 현황 전수조사
  • 이광호 기자 leegwangho@kongje.or.kr
  • 승인 2022.03.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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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공사 ‘씨리얼’ 활용, 188개 데이터 분석
교공 10개, 전기공사 8개, 건설공제 4개 등 20개 기관에서 건물 보유
건물 보유 현황, 자산순위와 비례하지 않아
임대료 수익, 부동산 가치 상승, 유보금 피해 자산증식 등 목적 다양
대한소방공제회 건축물 위반사항 확인되기도

[한국공제보험신문=이광호 기자] 최근 과학기술인공제회가 나라장터를 통해 6000억원 규모의 공제회관 매입 자문 용역을 냈다. 지금까지는 강남구 논현로 아세아타워 건물을 이용했으나 건물을 매입해 회관으로 이용하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정보통신공제조합이 1000억원대 수익형 부동산 매입 용역을 내놨다.

이처럼 공제기관 사이에서 자체 건물 보유 움직임이 늘고 있다. 기본적으론 공제, 보증 수익 외에 추가 임대료 수익을 얻으려는 수입 다변화 목적이다. 이와 함께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을 노리고, 사내유보금을 일정 규모 이상 보유할 수 없는 공제회 정관을 피해 자산증식을 하려는 의도도 있다. 몇몇 조합은 골프장을 인수해 수익사업은 물론 내부 인사적체 해소, 조합원 복지 등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공제기관 건물 보유 현황은 어떻게 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운영하는 부동산 정보 포털사이트 씨리얼(SEE;REAL)을 활용했다. 씨리얼에서 ‘공제조합’, ‘공제회’, ‘공제회관’ 등으로 검색한 뒤 결과값으로 나온 188개 데이터를 전수조사했다.

씨리얼에서 '공제회'로 검색한 결과 화면

교직원공제회 10개, 전기공사공제조합 8개 건물 보유

가장 많은 건물을 보유한 곳은 교직원공제회였다. 교직원공제회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직원 공제회관을 비롯해 △경기 △인천 △대전 △부산 △광주 △충북 △강원 △전북 △경남까지 10개 건물을 보유했다.

그 다음은 8개 건물을 보유한 전기공사공제조합이었다. 서울 강남구 조합 회관을 비롯해 △서울동부사옥 △서울서부사옥 △서울중부사옥 △인천사옥 △창원사옥 △홍성지점 △수원지점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건설공제조합이 4개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3개는 오피스 건물로 주소지는 각각 충청북도 충주시 번영대로,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대로에 위치했다. 나머지 1개는 세종시 정안세종로에 있는 세종필드골프클럽이다. 골프장 시설과 골프클럽 및 클럽하우스, 직원 숙소가 함께 있다.

건물 1개 보유 13곳, 2개 보유 4곳

다른 공제기관들은 건물을 하나 혹은 2개만 보유하고 있었다.

우선 1개 건물을 보유한 공제기관이 총 13곳으로 가장 많았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 △교정공제회 △정보통신공제조합 △전북버스공제조합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 △지방재정공제회 △대한소방공제회 △소방산업공제회 △렌터카공제조합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엔지니어링공제조합 △한국해운조합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이 자체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경찰공제회, 군인공제회, 전국화물차공제조합, 전국택시공제조합이 각각 2개 건물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공제회는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의 자람빌딩과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의 경찰공제회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다.

군인공제회는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의 군인공제회관과 대전광역시 대덕구 평촌 2길의 군인공제회사업소 1~6동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화물차공제조합은 울산광역시 북구 효자로의 전국화물자동차공제조합 건물과 충남 홍성군 홍북읍 상하천로의 전국화물자동차공제조합 충남지부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전국택시공제조합은 전라북도 군산시 조촌1길의 택시공제조합 건물과 경남 사천시 중앙로에 위치한 전국택시공제조합경남지부 건물을 보유했다.

부동산 보유 목적 제각각, 주요 특징 살펴보니

건물 보유 현황을 살펴보니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우선 건물 보유 현황과 자산순위는 비례하지 않는다.

총 자산 47조원의 교직원공제회는 높은 자산 순위에 걸맞게 가장 많은 건물을 소유했다. 또한 7조3202억원의 자산(2020년 기준)을 보유한 건설공제조합은 4개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고, 4조2069억원의 자산(2020년)을 보유한 경찰공제회도 2개의 건물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2조1645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전기공사공제조합이 8개의 건물을 보유해 자산 순위를 뛰어넘는 행보를 보였다. 반면, 자산 규모 16조3573억원의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건물을 하나만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행정공제회가 16개의 시·도 지부를 운영하지만 국가나 지자체 소유의 도청 및 시청 내에 부서가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공제기관별 자산운용 방침에 따라,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투자 비중을 어느 정도 두는지에 따라 순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사 외에 사옥이 필요한 사업을 하는 공제회들의 건물 보유 순위가 대체로 높았다. 각 지역에 지부를 두고 조합원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건물을 매입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 것이다. 다만, 비용 및 운영 문제 등으로 다른 건물에 세들어사는 경우도 많았다. 비용 대비 효율을 고려해 건물보유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특징은 자체 건물 보유 목적이 제각각이란 것이다. 기본적으론 공제, 보증 수익 외에 추가 임대료 수익이 목적이지만, 향후 부동산 가치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건물 매입의 주요 원동력인 것으로 파악됐다. 예컨대 건물을 500억원에 사서 기대할 수 있는 임대료 수익은 연간 몇억원 수준이지만, 몇 년 뒤 부동산 호재가 발생할 경우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고 건물을 되팔 수 있는 것이다.

네 번째로 사내유보금을 일정 규모 이상 보유할 수 없는 공제기관 정관을 피해 자산증식을 하려는 의도도 있다. 공공성을 추구하는 일부 공제기관들은 일정액 이상의 사내유보금을 따로 보유할 수 없어 이를 모두 조합원 배당으로 나눠줘야 한다. 그러나 건물을 사면 기관 자산으로 남기 때문에 이득이다. 또한, 몇몇 조합은 골프장을 인수해 수익사업은 물론 내부 인사적체 해소, 조합원 복지 등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소방공제회 건축물 위반사항 '눈길'

한편 소유주 확인을 위해 건축물대장을 열람하던 중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대한소방공제회 건물에 위반사항이 있음이 확인돼 눈길을 끈다. 위반내용은 “(1층)렉산/파이프, 근생 62㎡”이었다. 같은 내용으로 2018년 6월 11일에 위반건축물로 기재됐다가 2019년 4월 10일에 위반건축물에서 해제됐으나, 2020년 2월 21일에 동일 내용으로 다시 위반건축물로 기재됐다.

이에 대해 소방공제회 관계자는 “최근 지적 받은 사항으로 관련 조치를 하려 했으나 30여 년이 된 건물이라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조치를 보류 중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공제조합명이 포함되지 않은 직영 호텔이나 건물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결과이므로 이를 포함하면 순위에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2021년 1월 스카이밸리CC를 2576억원에 매입했고, 2019년 11월 힐드로사이CC를 850억원에 인수해 골프장 2곳을 보유하고 있으나 씨리얼 검색 결과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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