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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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psb2214@hanmail.net
  • 승인 2022.03.22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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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박상범 교수] ESG는 E(Environment), S(Society), G(Governance)을 가리키며 ESG경영이란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사회에 대한 책임경영 그리고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 발전을 추구하도록 하자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기업경영의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종전에는 주주 부의 극대화(shareholders’ wealth maximization)를 꼽았다. 전문경영인 체제의 역사가 서구 선진국에 비해 아직 일천한 국내 경영체제 하에서 주주란 대주주를 가리키고 소수의 소유자 집단을 우선 떠올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일반인의 주식시장 참여가 급속히 증가하며 주주 부의 극대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사실 급속한 산업화, 경제개발을 추구해 왔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미덕은 성장이고 개발이었다. 그러던 것이 IMF외환위기를 맞으며 소위 말하는 흑자도산까지 나타나는 상황들을 목격하면서 성장위주의 경영 보다 지속가능이 일차적 목표가 되어야 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시작했다. 지식경영, 전략경영, 인재경영, 기술경영 등 수많은 종류의 경영 가운데 지속가능경영이 우선적 관심을 갖게 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속가능경영이란 따지고 보면 앞으로만 가지 말고 좌우를 살피고 뒤도 돌아보면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나만 살고자, 우리 회사만 잘 되고자 하다보면 부작용이 나타나게 마련이고 이를 해결하다보면 더 어려운 상황이 다가올 수 있으니 애초에 주변에 대한 배려와 고려를 하며 가자는 암시와 지혜가 내포돼 있는 것이다.

회계학의 기본가정의 하나인 계속기업의 가정(going-concern assumption)은 결국 기업의 영속성을 가정한다는 것이다. 재무학에서도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계속기업을 염두에 둔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100년이라는 시간 이상으로 존속하는 기업도 매우 제한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00년 이상 존속해 온 기업은 10개가 채 안 된다. 물론 상속세 문제, 대물림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측면이 작용하지만 그것보다도 기업을 오랫동안 존속시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지속가능 경영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이 위험관리, 상생이라는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위험관리에 대한 경영층을 비롯한 구성원들의 관심은 주변 환경과 사회에 대한 시각의 변화를 가져온다. 환경오염 문제 등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자원고갈 문제 등은 단순한 관심의 단계가 아닌 탄소배출권, 수출입규제 등 경영현안이 되어 있으며 위험관리의 직접적인 대상이다.

사회에 대한 관심은 기업이 제3자적인 입장에서 참여자 혹은 사회의 일원이라는 인식으로 진화했다. 즉 사회는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대상이어서 소비자일 뿐이라는 인식에서 기업 역시 사회구성원의 하나로서 동반자라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 같다. 물론 사회에서 기업이 쌓은 이미지, 평판, 브랜드가치가 기업가치에 직결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일차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사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는게 기업존속의 일차적 조건이라는 점을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기업종사자들이 단순히 기업에 소속돼 근로를 제공하고 급여를 받는 사람들이라는 시각에서 기업의 일부분이며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할 동반자이자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을 떠받치는 응원자라는 시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종업원에 대한 대우가 관리중심이 아닌 인센티브 등 혜택위주로 전환돼 종업원 자신의 발전이 기업의 발전이라는 공감대 형성에 노력한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인재가 기업경쟁력의 핵심이어서 인적자원에 대한 관리 역시 기업의 위험관리의 주요 대상이 된다.

투명경영이 요즈음과 같이 강조되는 때도 없었던 것 같다. 과거 국내 기업들의 경우에도 투명하지 못한 경영상 의사결정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큰 손해를 입혔던 사례들이 종종 있어왔다. 기업의 투명경영을 위해 사외이사제도 등 제도적인 접근법 등이 동원됐지만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하기 어렵다. 최근의 전쟁과 같은 해외사례들은 국가의 경우에도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고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돼야 할 것이란 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실히 깨닫게 하고 있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부분은 아직 우리나라 기업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결국 ESG 경영은 기업이 주주 부의 극대화라는 일차적 목표를 수정한다는 측면보다는 기업이 환경, 사회와 동반자가 되고 기업구성원과 소비자가 소통하며 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서 상생하며 공감하여 장기적 안목에서 주주 부의 극대화가 되도록 하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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