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폐기물, 일반쓰레기 처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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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폐기물, 일반쓰레기 처리 ‘논란’
  • 이광호 기자 leegwangho@kongje.or.kr
  • 승인 2022.02.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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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의료폐기물’ → ‘생활폐기물’ 변경…종량제봉투에 배출
오미크론 감염 확산에 폐기물 급증, ‘불가피한 선택?’
의료폐기물공제조합, “폐기물 증가 대비해 인력보강, 섣부른 전환 우려”
환경부, “방역당국과 협의, 3일 후에는 바이러스 사멸” 주장

[한국공제보험신문=이광호 기자] 앞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배출한 쓰레기는 의료폐기물이 아니라 일반쓰레기로 처리된다.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폐기물 분류체계’를 변경한 것인데, 감염위험 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1월 28일 검사·치료체계를 전환하고, 오는 2월 말까지 생활치료센터와 임시생활시설 확진자에게서 나온 격리의료폐기물을 생활폐기물로 전환 결정했다.

이는 기존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장에서 소각하던 코로나 확진자 발생 폐기물을 일반 가정에서 배출하는 폐기물과 함께 처리한다는 뜻이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확진자 폭증 상황에서 지금처럼 의료폐기물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격리의료폐기물 발생량은 2019년 4855톤에서 2020년 1만4405톤으로 늘었다. 2021년에는 5월 25일까지의 배출량이 1만189톤에 달했다.

환경부는 생활치료센터와 임시생활시설의 확진자 폐기물을 생활폐기물로 변경하기로 했다. 출처 : 환경부
환경부는 생활치료센터와 임시생활시설의 확진자 폐기물을 생활폐기물로 변경하기로 했다. 출처 : 환경부

이에 대해 폐기물 처리업계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폐기물을 생활폐기물로 처리하는 것은 감염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이사장 최영식)은 “코로나19 확진자에게서 발생한 폐기물을 생활폐기물로 처리할 경우 폐기물 처리의 정밀 추적이 불가능하고, 당일 수거·운반·소각 처리되는 격리의료폐기물과 비교했을 때 안전성이 확보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의료폐기물 처리 업계는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정부 지침에 따라 원활한 의료폐기물 처리 및 2차 감염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업계의 사전 의견청취나 수렴 없이 변경을 결정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공제조합 관계자는 “의료폐기물 소각장 13개에서 처리를 하고 있으나 일정이 겹치는 경우나 예측 불가능한 의료폐기물의 증가를 대비해 △유지보수 공사 △차량 증차 △인력 보강 등을 모두 마쳐 집단 감염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어 “폐기물관리법 ‘의료폐기물 처리에 관한 특례’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의료폐기물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위해성이 낮은 의료폐기물 일부를 지정폐기물 소각장으로 보낼 수 있는 법안이 마련돼 있다”면서 “감염 위험이 없는 일반 의료폐기물부터 비상 소각 할 수 있는데 감염 위험성이 높은 확진자 폐기물부터 생활폐기물로 처리하는 것은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관계자는 “특별대책지침이 나오기 전까지 관련부처와 협의를 진행했고 시·군·구나 공제조합에도 공문을 같이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기존 폐기물 관리법 기준에 따라서 치료센터에서 의료행위에 사용한 주사기 등은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며, 이외에는 생활폐기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택치료 환자 폐기물을 전환할때도 안정성이 보장되는지를 질병청과 협의했다.”면서 “(생활폐기물로 배출해도) 3일 후에는 바이러스가 사멸된다는 내용과 해외 사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폐기물로 인해서 전파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따라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의료폐기물 처리는 전세계적인 문제다. 해외 보건 전문가들도 의료폐기물의 철저한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만디프 달리왈 유엔개발계획(UNDP) 보건 및 개발이사는 “의료폐기물 관리는 공급망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의료폐기물을 부적절하게 취급하는 것은 심각한 공중 보건 및 환경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사람과 지구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매기 몽고메리 세계보건기구(WHO) 기술책임자도 “의료폐기물을 분리하지 않을 때 잠재적으로 모든 폐기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세계 보건 전문가들도 의료폐기물의 철저한 관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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