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와 자기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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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와 자기개발
  •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psb2214@hanmail.net
  • 승인 2022.02.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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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박상범 교수] 1997년 IMF외환위기는 우리 사회에서 종신고용의 틀을 흔들어 놓은 결정적 사건이었다. 그 전까지는 해고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고, 먼 나라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정리해고 당한 사례들을 심심찮게 목격하고, 매스컴에서 연일 대규모 해고 소식을 전하니 내게도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 여기게 됐다.

코로나19 역시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3년 만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요식업 등 자영업자는 물론 서비스산업 종사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텔산업, 항공운송산업, 여행관광산업 등의 종사자들은 기존 일자리를 떠나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자기개발에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은 자신의 일에 애착을 갖고 보람을 느끼는 근로자에게는 굉장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이런 자기개발을 열심히 해도 확실한 대안이 제공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힘들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거대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사회는 정지되어 있지 않고 움직이고 변화한다. 특히 충격을 받았을 경우 움직임과 변화는 빠르고 깊고 넓게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 글에서는 다양한 변화 중 조직 혹은 기업에게 일어난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구성원인 근로자에게 일어난 변화를 중심으로, 그들의 직장에 대한 태도 혹은 자세 변화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IMF사태로 종신고용의 틀이 흔들리면서 많은 근로자들이 현재의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즉 종신고용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현상이 자주 관찰된다. 조직이나 기업은 근로자들의 역량증진을 위해 자기개발을 강조하고 교육훈련에 힘쓴다. 근로자들 역시 이러한 기업이나 조직의 요구에 부응하여 자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종신고용을 염두에 두지 않을 때는 자기개발의 방식과 목적이 달라진다.

종신고용을 염두에 두고 있을 때는 자기개발을 통해 현재 근무하는 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자기개발 목적과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소위 말하는 양면적 개발(ambidexterity) 현상이 뚜렷해진다.

양면적 개발이란 현재 몸담고 있는 기업이나 조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자기역량 개발을 하는 것과, 이직이나 개인을 위한 자기개발을 추구할 가능성이 공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핵심은 무게 중심을 전자와 후자 중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경영자로서는 뚜렷한 방향 제시를 통하여 근로자들이 자기개발 노력의 중심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정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잭 웰치(Jack Welch)는 세계적 기업 GE를 경영하면서 매년 저성과자 10% 정도를 해고하고 이로써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 그리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조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사회복지 등 기간제도의 구축 정도를 염두에 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노동시장 여건, 법규나 제도는 물론 정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편 우리사회에서는 신세대를 중심으로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추구하는 의지가 뜨겁다. 자기개발이라기 보다는 자기충전을 통한 역량과 생산성 제고 효과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 볼 수 있다.

빠른 시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일상 회복 및 이전 상황으로 복귀되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이러한 어려움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나름의 교훈을 새겨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는 여러 고난과 역경이 있으며 코로나 사태와 같이 전혀 예기치 못한 치명적 어려움 역시 있을 수 있다는 점, 그리하여 우리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는 강인함, 준비정신을 갖추고 끈기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새삼 우리의 전통적 덕목인 상부상조와 이웃사랑 정신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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