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도 안식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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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도 안식년이 필요하다
  • 방제일 zeilism@naver.com
  • 승인 2021.11.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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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보험라이프]

한국공제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신문=방제일] 전 세계적으로 파이어족이 늘고 있다. 파이어족이란 경제적으로 자립해 조기 은퇴를 한 이들을 말한다. 대략 마흔을 기점으로 직장에서 은퇴해 저축 및 주식, 투자, 연금 등으로 얻은 수익으로 노후생활을 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파이어족을 한번쯤 꿈꿔 봤을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파이어족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파이어족의 현실이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파이어족의 일상은 회사원과 비슷하다. 매일 글을 쓰거나 블로그 포스팅 등 자기계발 및 잉여가치 창출에 꽤나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 ‘파이어족’의 가장 큰 핵심 중 하나는 소비 최소화다. 따라서 이들은 일반 직장인들이 누리는 사치를 포기하는 삶을 산다.

파이어족에 대한 언론 보도와 관심이 늘자 불편한 시선도 함께 늘고 있다. 파이어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하나다. 한참 일할 나이에 있는 이들이 조기 은퇴를 하면, 추후 국가의 미래와 경제는 누가 책임지냐는 것이다.

파이어족은 대부분 1~2인 가구다. 자녀가 있는 경우, 아이의 현재와 미래, 소비 지출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파이어족이 되기 어렵다. 파이어족에 대한 수많은 논쟁이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파이어족이 지금 같은 추세로 증가한다면 향후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어족에 대한 상반된 감정(동경과 비판)은 내 안에도 존재한다. 나 또한 파이어족이 되고 싶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평생 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 다만, 때때로 매일 반복되는 일과 예측할 수 없는 인간관계로 ‘번아웃’이 올 때가 있다.

그런데 직장인들이 공식적으로 파이어족을 경험할 수 있는 제도도 존재한다. 대학교수들이 7년마다 1년씩 갖는 안식년(연구년)이 그것이다. 안식년은 재충전의 기회를 갖도록 주어지는 휴가다. 교수는 이 기간을 활용해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외국 대학교에 교환교수로 다녀오는 등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는다.

일반 기업들도 안식월 제도를 채택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성실히 일한 직원에게 3년 근속에 1개월 가량 안식월을 줌으로써 번아웃을 방지하고 재충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나는 직장인 안식년(안식월)이 국가 차원에서 제도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직장인이 번아웃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파이어족의 증가도 막을 수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실업률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식년 제도는 앞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물론 안식년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면 사회적 비용과 합의도 이뤄져야 한다. 너무 성급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라고 누군가는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5일제 논의 및 정착 과정을 돌아보면 마냥 허황된 얘기는 아니다.

주5일제가 시행될 때 각 언론이나 기업들은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들었다. 그러나 이제 주5일제는 당연한 문화이자 제도가 됐다. 주4일제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재택근무 또한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처럼 세상은 변한다. 워라벨을 중시하는 시대정신을 반영해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한 잠시의 휴식을 보장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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