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러를 위한 꿈의 직장, 공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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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러를 위한 꿈의 직장, 공제회
  • 고라니 88three@gmail.com
  • 승인 2021.06.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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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신문=고라니] 월급쟁이로 살다 보면 좋은 회사가 좋은 직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매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대기업이라도 내부 구성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법은 없다. 오히려 직원들을 혹독하게 몰아쳐서 성과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로서 선호했던 기업은 실적에 민감한 사기업일테니 고용 안정성이 보장될 리도 없다.

우린 자연스럽게 두 번째 직장을 찾을 땐 유명한 회사가 아니라 숨어 있는 신의 직장을 찾는다. 안정성과 연봉, 워라벨 모두를 갖춘 회사 말이다. 그리고 그 리스트에는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공제회들이 항상 포함된다. 채용인원이 적어 취업문이 바늘구멍보다 좁지만, 나도 이직준비를 하며 공제회 채용일정은 빠짐없이 챙겼었다. 특히 ‘지방’이 본사인 ‘공공기관’을 다니던 내겐 공제회가 가진 장점이 너무나 크게 느껴졌다.

공제회는 주로 서울에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여의도,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역삼, 한국지방재정공제회는 공덕에 있다. 다른 공제회들도 대부분 교통이 편리한 업무지구에 있었다. 결혼 후 직장 위치 문제로 이직을 결심한 내게 집에서 출퇴근이 편한 직장은 필수조건이었다. 지방 이전 걱정 없이 아내와 서울에서 맞벌이하며 아이를 키우기에 공제회만 한 직장은 없었다.

다음으로, 공제회는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지만 공공기관이 아니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경영평가와 국정감사 시즌에 공공기관 직원들이 얼마나 큰 수난을 당하는지 직접 겪었기에, 정부 부처와 국회의 갑질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은 무시 못 할 부분이었다. 또한, 민원 결과에 불만족한 민원인이 하루가 멀다고 감사실이나 국민신문고에 이의제기하던 것을 생각하면, 가입 회원들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구조도 좋아 보였다.

물론 공제회도 장점만 있진 않을 것이 당연했다. 분야가 워낙 다양하니 각 공제회마다 처우나 기업문화 차이도 있을 것이다. 카카오톡 이직자 오픈톡방에는 공제회의 수직적인 기업문화가 싫어 이직을 준비한다는 사람도 있었고, 블라인드 앱에는 성취지향적인 사람은 입사하지 말라는 현직자들의 글이 많았다. 공제회의 설립목적이나 사업에 대한 이해 없이 근무조건만 중시한다면, 어렵게 입사하더라도 업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직장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공제회는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직장으로 보인다. 특히 나 같이 안정적인 걸 좋아하되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타겟에서 배제한 이직러들에게 공제회는 최후의 안식처다. 그래서 오늘도 채용공고가 떴나 뒤적거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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