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적 녹색 회복과 ESG 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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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적 녹색 회복과 ESG 워싱
  • 남상욱 서원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보험교육연구원 대표) sangwooknam@hotmail.com
  • 승인 2021.06.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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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남상욱 교수] 종이 4억장.

매년 우리 국민이 실손보험금 청구를 위해 소비하는 종잇장 수다.

한 해 기준 실손보험금 청구 건수는 1억5000만건, 건당 진료비계산서, 영수증, 진료비 세부산정명세서 등 서너 장의 서류가 따라 붙으니 보험금 청구를 위해 연간 4억장의 종이가 필요하다.

30년생 나무 한 그루에서 얻을 수 있는 펄프 양은 60kg이 채 못 된다. 그 펄프로 만들 수 있는 종이가 A4 용지 1만장이란다. 종이 만 장이면 퍽 많을 것 같지만 500장 묶음들이 5권이 들어 있는 조그마한 프린트 박스 4개 분량밖에 안 되는 분량이다.

아무튼 역산하면, 실손보험금 청구 서류 4억장을 만들기 위해 30년생 나무 4만 그루를 매년 베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름드리나무 4만 그루. 한해 베어지는 나무 수이다.

그동안 계속해 나무가 베어졌을 터이니, 누적하면 어마어마할 것이다. 실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것이 전적으로 불필요한 비용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진료비 관련 내역을 종이 발급 방식이 아닌 온라인으로 전송할 경우 혹시 일어날 수도 있는 환자 진료정보의 유출 문제라든지 환자 데이터 축적으로 인한 보험회사의 역선택 유혹 등을 억누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구 체온이 점점 뜨거워지는 작금의 상황에서 지구온난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는 것은 어느 한 국가, 어느 한 기업, 어느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의 공통 숙제가 되었다.

분명히 개인정보인 환자 진료정보는 빈틈없이 보호되어야 한다. 또 진료내역의 오용과 악용 문제도 철저히 막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고집하면 결론을 낼 수 없다.

충분히 부작용 차단 방법을 찾을 수 있고,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각자도생이 아닌 공전의 차원에서 숙의할 가치가 있다. 소비자의 편익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안을 고민할 때다.

요즘 한창 강조되는 ESG 경영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때 마침 지난주에 개최된 2021년 P4G 서울정상회의에서 포용적 녹색 회복을 위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이 대주제로 논의되었다. 문 대통령까지 나서 자연의 회복 없이 삶의 회복이 불가능함을 강조하고, 기후 위기 극복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표명한 바다.

물론 이 문제를 기후 위기 속에서 환경 보전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하면서 다른 속내로 실손보험 사업비 절약에 더 치중한다든지 환자 진료 관련 데이터 획득 등을 품으면 안 된다.

특히, 눈 가리고 아웅 식이거나, 잠시 잠깐 속이면서 진짜 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ESG 워싱(washing)은 금물이다.

세계 기업인 P&G 사례를 봐도 그렇다.

휴지와 세제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해 온 P&G는 ESG 경영에 더 나서라는 투자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펄프를 가져오는 캐나다 산림지역을 더 파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대적으로 광고도 했다. 소비자에게 ESG 경영을 함을 꽤나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런데 ESG 워싱이었다. P&G는 자신이 공언한 것과는 다르게 해당 지역에서 계속 나무를 벴고, 그에 따라 산림은 황폐해졌다. 이를 확인한 미국천연자원보호협회가 비판 성명서를 냈고, 삽시간에 P&G는 ESG 워싱 기업이라는 오명이 씌어졌다. 투자자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고, 그 사실이 세계 각지로 빠르게 보도되었다. P&G는 망신을 톡톡히 당해야만 했다. 지난 4월에 벌어진 일이다.

의도가 순수해야 한다. 그리고 실천해야 한다. 약속은 지켜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호된 매를 맞게 된다. 잊으면 안 된다.

공제업계도 공제금 청구 시 제출해야 하는 종이장이 많다. 이참에 공제금 청구 서류 간소화를 함께 추진해 포용적 녹색 회복에 동참하면서, 또 ESG 경영의 시발점으로 삼으면 일거양득이 되리라 본다.

종이 4억 장.

매년 우리 국민이 실손보험금 청구를 위해 소비하는 종잇장 수다.

한 해 기준 실손보험금 청구 건수는 1억 5천만 건, 건당 진료비계산서, 영수증, 진료비 세부산정명세서 등 서너 장의 서류를 따라 붙으니 보험금 청구를 위해 연간 4억 장의 종이가 필요하다.

30년생 나무 한 그루에서 얻을 수 있는 펄프 양은 60kg이 채 못 된다. 그 펄프로 만들 수 있는 종이가 A4 용지 1만 장이란다. 종이 만 장이면 퍽 많을 것 같지만 500장 묶음들이 5권이 들어 있는 조그마한 프린트 박스 4개 분량밖에 안 되는 분량이다.

아무튼 역산하면, 실손보험금 청구 서류 4억 장을 만들기 위해 30년생 나무 4만 그루를 매년 베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름드리나무 4만 그루. 한해 베어지는 나무 수이다.

그동안 계속해 나무가 베어졌을 터이니, 누적하면 어마어마할 것이다. 실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것이 전적으로 불필요한 비용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진료비 관련 내역을 종이 발급 방식이 아닌 온라인으로 전송할 경우 혹시 일어날 수도 있는 환자 진료정보의 유출 문제라든지 환자 데이터 축적으로 인한 보험회사의 역선택 유혹 등을 억누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구 체온이 점점 뜨거워지고 작금의 상황에서 지구온난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는 것은 어느 한 국가, 어느 한 기업, 어느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의 공통 숙제가 되었다.

분명히 개인정보인 환자 진료정보는 빈틈없이 보호되어야 한다. 또 진료내역의 오용과 악용 문제도 철저히 막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고집하면 결론을 낼 수 없다.

충분히 부작용 차단 방법을 찾을 수 있고,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각자도생이 아닌 공전의 차원에서 숙의할 가치가 있다. 소비자의 편익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안을 고민할 때다.

요즘 한창 강조되는 ESG 경영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때 마침 지난주에 개최된 2021년 P4G 서울정상회의에서 포용적 녹색 회복을 위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이 대주제로 논의되었다. 문 대통령까지 나서 자연의 회복 없이 삶의 회복이 불가능함을 강조하고, 기후 위기 극복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표명한 바다.

물론 이 문제를 기후 위기 속에서 환경 보전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하면서 다른 속내로 실손보험 사업비 절약에 더 치중한다든지 환자 진료 관련 데이터 획득 등을 품으면 안 된다.

특히, 눈 가리고 아웅 식이거나, 잠시 잠깐 속이면서 진짜 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ESG 워싱(washing)은 금물이다.

세계 기업인 P&G 사례를 봐도 그렇다.

휴지와 세제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해 온 P&G는 ESG 경영에 더 나서라는 투자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펄프를 가져오는 캐나다 산림지역을 더 파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대적으로 광고도 했다. 소비자에게 ESG 경영을 함을 꽤나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런데 ESG 워싱이었다. P&G는 자신이 공언한 것과는 다르게 해당 지역에서 계속 나무를 벴고, 그에 따라 산림은 황폐해졌다. 이를 확인한 미국천연자원보호협회가 비판 성명서를 냈고, 삽시간에 P&G는 ESG 워싱 기업이라는 오명이 씌어졌다. 투자자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고, 그 사실이 세계 각지로 빠르게 보도되었다. P&G는 망신을 톡톡히 당해야만 했다. 지난 4월에 벌어진 일이다.

의도가 순수해야 한다. 그리고 실천해야 한다. 약속은 지켜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호된 매를 맞게 된다. 잊으면 안 된다.

공제업계도 공제금 청구 시 제출해야 하는 종이장이 많다. 이참에 공제금 청구 서류 간소화를 함께 추진해 포용적 녹색 회복에 동참하면서, 또 ESG 경영의 시발점으로 삼으면 일거양득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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