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로 변신하는 군인공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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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로 변신하는 군인공제회
  • 고영찬 기자 koyeongchan@kongje.or.kr
  • 승인 2021.05.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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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캐피탈·대한토지신탁 등 금융자회사 약진…年 150억 영업이익
과거 군납비리 이미지 개선 효과, 공제회-계열사 고질적 특혜인사는 여전
군인공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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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고영찬 기자] 군인공제회가 과거 ‘비리백화점’이란 오명을 씻고 금융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한국캐피탈과 엠플러스자산운용 등의 자회사를 등에 업고 금융회사로 약진하는 것이다. 다만, 공제회 조직 특성상 이사장부터 주요 임원들을 대부분 퇴직군인들이 차지하고 있어 방산·군납비리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과제로 지적된다.

군인공제회는 군인과 군무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해 설립된 국군 종합복지기관이다. 현재 17만 회원과 12조원대 자산, 6개 주력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군인공제회는 군대 비리의 상징이었다. 계급사회의 군대에서 장성 출신의 퇴역선배가 군대 내 수익사업을 부탁하면 거절할 수 있는 현역 후배는 거의 없다.

특히 현역 후배 입장에서는 군인공제회 정책 변화가 자신과 동료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퇴역 후 자신도 공제회로 자리를 옮길 수 있기에 이런 움직임을 눈감아주는 경우가 많았다.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방산·급식 비리, 전투화 비리, 채용 비리 등 군인공제회 대부분 사업이 비리와 연결돼 수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던 군인공제회가 최근 들어 금융회사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2001년 군인공제회가 최대주주가 된 한국캐피탈과 2001년 정부기관 구조조정 당시 인수했던 대한토지신탁이 좋은 실적으로 내고 있는 것.

한국캐피탈은 시가총액 2700억원대로 최근 3년간 평균 17%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익이 161억으로 전년동기대비 70% 이상 올랐다.

한국캐피탈은 지난 2008년 특혜 매각 논란이 있었으나, 지금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고 저축은행 인수까지 시도하면서 군인공제회 자회사 중에 가장 알짜사업으로 손꼽힌다.

대한토지신탁도 지난해 매출 1100억원을 기록했고, 매년 14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한국캐피탈 광고 모습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한국캐피탈 광고 모습

금융 자회사들이 선전하는 배경에는 군인공제회의 높은 신용도와 자금력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한국캐피탈의 경우 다른 대부업체에 비해 군인공제회의 높은 신용도를 믿고 사람들이 대출을 선호하는 등의 시너지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금융 자회사들의 선전은 군인공제회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의 홈구장인 고척돔구장의 광고판에 한국캐피탈이 등장하는 등 금융자회사가 홍보를 통해 외부의 관심을 받으면서 ‘군인공제회=군대 조직’이란 공식이 깨지고 있다.

앞서 교직원공제회가 호텔리조트 사업을 시작하며 ‘THE-K’ 브랜드를 통해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것처럼, 사업 계열사가 홍보를 통해 외부의 관심을 받으면 외부에 알려지기 싫어하는 공제기관 특유의 문화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군인공제회와 자회사들의 영관급 이상의 퇴직군인 인사특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고질병으로 손꼽힌다. 군인공제회는 코로나19 펜데믹 직전까지 대부분의 자회사에서 매년 임원 및 자녀들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았다.

육군 영관급으로 예편한 신모씨(55)는 군인공제회와 관련하여 “군에서는 선배들이 잘되면 후배들한테도 좋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군납비리는 결국 장성급이나 영관들이 아닌 일반병사들이 피해를 본다. 군인공제회의 규모가 커지고 사업도 전문화되는만큼 비리만 사라진다면 군과 사회에서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인공제회는 자산 12조 6958억원에 지난해 사업이익 4105억원에 회원복지비를 지급하고도 15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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