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시장위험과 환경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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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시장위험과 환경위험
  •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psb2214@hanmail.net
  • 승인 2021.05.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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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박상범 교수] 기업이 마주할 수 있는 위험은 크게 기업 내부에서 야기되는 위험과 기업 외부 요인이 위험으로 작용하는 외부위험으로 분류할 수 있다. 외부위험은 위험요인을 중심으로 시장위험, 공급망(supply chain) 위험, 정치적 위험, 경제적 상황 변화에 따른 위험, 기술변경위험, 환경위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정치적 위험, 경제적 상황 변화에 따른 위험은 개별 기업이 관리할 수 없는 영역으로, 수동적 대처만이 가능한 부분이다. 공급망과 기술변경위험은 기업의 위상에 따라 다른 위험관리 전략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시장위험 그리고 환경위험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시장위험에는 수요(전망), 경쟁, 시장규모의 축소/성장, 글로벌화, 시장세분화 등 구조변화, 트렌드, 소비자취향, 구식화(진부화), 소비자만족 등이 있을 것이다. 사실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하고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형식이 주를 이루던 중세시대에는 시장위험이 없었고, 도제제도로 운영되던 구조 하에서 공급과잉 현상도 나타나기 어려웠다. 동력기관이 발명되고 생산자동화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고 시장위험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량생산은 수요전망 뿐 아니라 시장점유율, 경쟁업체들을 염두에 두고 재고자산 위험을 안고 가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필연적으로 환경오염이 수반됐고 사회적 문제로 비약되게 됐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시대에는 기업이 소비자 구매행태를 좌우하고 소비자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우는 역할도 했다. 사회적 소비트렌드를 파악하면 생산 및 판매에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시기이다.

그러나 정보시대, 글로벌화에 따라 정보교류, 인적 및 물적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소비자취향이 다양화하게 된다. 시장세분화가 이루어지고 대량생산 대량판매의 시대도 저물게 된다. 기업들은 다양한 소비자취향 그리고 급변하는 소비트렌드를 파악하고 이에 발맞춰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취향이 급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소비시장의 변화무쌍은 기업들이 마주하는 가장 심각한 위험이라 할 수 있다.

시장 연구자들 역시 대량생산과 대량판매 시대에 통하던 양적분석 혹은 계량분석으로는 소비자취향이나 소비트렌드를 파악해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사실 종전의 경영학 분야 연구에서 계량분석적 연구방법이 주를 이루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분야에서는 방법론이 비교적 잘 개발되어 오기도 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소비자취향이나 소비트렌드를 남보다 앞서 포착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비정상적인 소비행태나 소비움직임 등 소위 말하는 아웃라이어(outlier) 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학에서는 정상적으로 학업에 임하고 말썽을 부리지 않는 학생들 보다는 문제학생들에 대해 좀 더 큰 관심을 기울이기도 한다. 문제학생들을 계도하고 원인분석을 통해 재발이나 문제 확산 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이를 위해 개별 인터뷰, 그룹인터뷰 등을 통해 주어진 주제를 정리 및 해결해 나가는 소위 말하는 질적 연구방법이 발달해 오고 있다.

경영학에서도 이러한 종전의 소비취향이나 트렌드를 벗어난 조그만 사건에도 적지 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사소한 사건이 앞으로 벌어질 새로운 취향이나 트렌드의 전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의 하나가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새로운 취향이나 트렌드를 포함한 최신정보를 잘 수집하는 능력을 가진 직원이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매우 크다고 하겠다.

소비자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지고 도덕, 가치관 등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상향조정되면서 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급변하고 세분화되는 소비자취향과 소비트렌드,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높은 기대수준 등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기업이 눈앞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데 동행하며 스스로 의사결정 등을 투명하게 밝혀 수익을 이뤄내는 동시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E(environment), S(society), G(governance) 경영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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