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편리함과 불안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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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편리함과 불안감 사이
  • 고라니 88three@gmail.com
  • 승인 2021.04.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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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신문=고라니] 어딜 가나 ‘비대면’이 화두다. 키오스크가 설치되지 않은 카페를 찾기 어렵고,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는 AI면접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변화가 느린 공공기관도 카카오톡 챗봇 등 비대면 민원채널을 확대하는 추세다. 사람을 직접 마주할 일이 적어지니, 나처럼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에게 점점 편한 세상이 되어간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비대면이 반가운 건 아니다. 특히 보험에 대해서는 편해서 좋은 마음 반, 불안한 마음 반이다. 설계사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모바일이나 전화로 보험을 쉽게 들 수 있으니 편리한 건 사실이다. 보장내용을 더하고 빼는 기싸움도 필요 없고, 분위기에 휩쓸려 불필요한 특약을 넣을 위험도 적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도 크다. 보험은 어렵기 때문이다. 천천히 여러 번 설명을 들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보험 약관이기에, 자칫 놓치는 부분이 있을까 걱정된다. 암에 걸려서 보험금을 청구하니 이 케이스는 약관 몇 조 몇 항에 따라 보장이 안 된다고 하더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비대면 방식으로 든 보험은 설계사에게 궁금한 걸 맘 편히 물어보기도 어렵다. 온라인 정보의 한계로 설계사의 경력과 신분을 온전히 신뢰하기도 힘들다. 설계사 2명 중 1명은 1년 안에 이직을 한다고 하니, 내 보험도 ‘고아계약’이 되진 않을까 걱정된다. 그래서인지 온라인으로 들었던 보험은 괜히 보험증서와 약관을 주기적으로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사들의 설명의무가 강화되었다고 한다. 기계적으로 약관을 읽어주는 방식이 아니라면, 보험에 관해서 만큼은 아무리 설명이 길어도 넘침이 없을 것 같다. 보장을 받고 바로 해지할 목적인 치아보험이나 여행자 보험 같은 단기보험이 아니라면, 앞으로도 보험은 ‘사람’을 통해 드는 것이 마음 편할 것 같다. 믿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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