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리히보험이 콜센터 95%를 재택근무로 바꾼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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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리히보험이 콜센터 95%를 재택근무로 바꾼 비결은?
  • 강태구 동경특파원 kimjangho@kongje.or.kr
  • 승인 2020.12.1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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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BCP 프로젝트 수립, 재난 대비 비상경영 연습
고객 개인정보는 암호화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

[한국공제신문=강태구 동경특파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업들이 다시금 재택근무에 돌입한 가운데, 고객 응대나 개인정보 취급 문제로 재택근무 전환이 어려운 콜센터를 전면 재택근무로 전환한 보험사가 있어 주목된다.

일본의 대형 보험회사 츄리히보험(동경도 나카노구, 이하 츄리히)은 코로나로 인한 긴급사태선언 이후 95%의 재택근무율을 최근 달성했다고 밝혔다.

츄리히는 일본에서 코로나 긴급사태선언이 발효된 4월 8일부터 동경본사 사무실과 오사카 사무실, 기타 거점에서도 순차적으로 모든 업무를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고객 문의에 대응하는 고객센터(콜센터)도 재택근무가 적용됐다.

이는 오래 전부터 재택근무 체제를 준비해온 덕분이다. 츄리히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업무계속계획(BCP)을 수립하고, 전부서 재택근무화 실현에 착수해왔다.

긴급 상황시 종업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먼저 본사 관리부문 일부나 보험금 지급 업무 등의 재택근무화를 먼저 실시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 부문으로 재택근무를 확대 적용할 수 있었다.

특히 고객케어센터(콜센터)의 재택근무화 문제는 2013년부터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시행착오를 줄여나갔다. 2019년에 태풍 15호나 19호가 발생했을 때에는 프로젝트팀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로 콜센터 업무를 실천하여 그 검증을 실시했다. 그러한 가운데 일어난 것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대였다.  

고객센터의 재택근무화를 앞두고 힘을 쏟은 것이 사전연습이었다. 츄리히 관계자는 “고객센터의 종업원 대부분이 파트타임이기 때문에 자택에서 일이 가능할까 라는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사전연습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츄리히에서는 코로나19로 긴급사태선언이 내려진 2월부터 재택근무로의 이행을 상정하여 콜센터 업무 종사자 등 약 700명의 스태프를 대상으로 사전연습을 실시했다. 회의실에 재택근무에 가까운 환경을 설치하고 관련 장비 세팅 방법이나 다른 방에 있는 사람과 영상으로 대화를 나누는 방법 등을 연습하며 종업원 상황이나 레벨에 맞춘 형태로 사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또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헤드셋 등을 희망자에게 대여하고 모니터, 책상, 의자 등의 구입비용을 보조해 자택에서 보다 쾌적하게 근무하도록 했다.

재택근무 이행 후에는 업무상의 과제해결이나 멘탈케어 관점에서 그룹을 총괄하는 슈퍼 바이저와 스태프가 대화를 많이 하도록 신경쓰고 있다. 그룹별 화상회의 등으로 정기적인 미팅도 실시한다.

하지만 가장 신경쓰이는 점은 안전성에 대한 문제다. 콜센터 상담 과정에서 고객정보 유출 우려나 직원 교육은 어떻게 실시하고 있을까.

츄리히는 재택근무 실험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가상 데스크톱을 도입했다. 이는 고객 응대를 하는 케어 스태프(콜센터 직원)가 조작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고객정보가 모두 클라우드 서버 내에서 가동되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PC에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케어 스태프가 사용하는 단말기에는 일체 저장되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재택근무 중의 전화는 츄리히의 전화교환기(PBX)를 기점으로 케어 스태프 각자의 스마트폰과 고객의 회선을 연결해 응대하고 있다. 전화를 받을 때에는 크라우드 상의 PBX로 전화를 받고, 또한 그 PBX가 발신원이 되어 재택근무 중인 케어 스태프 스마트폰에 착신하는 구조이다.

이 때문에 케어 스태프의 스마트폰에 전화번호가 표시되거나 이력이 남는 일은 전혀 없다. 또한 케어 스태프로부터 고객에게 전화를 걸 때에도 츄리히의 프리 다이얼 번호가 찍혀 케어 스태프의 연락처가 노출되지 않는다. 나아가 음성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모든 통화는 사무실 업무 시와 마찬가지로 녹음되고 있다.

또한 운용 면에서는 케어 스태프 본인 이외에는 PC 화면을 볼 수 없는 업무 환경을 갖추는 것을 재택근무의 조건으로 하여 서약서를 받고 있다.

츄리히에서는 현재에도 일본 지점 전체에서 약 70% 가량, 고객케어센터도 동경과 오사카 거점에서는 약 80%가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향후 업무내용이나 운영체제 개선을 통해 긴급 시에는 언제라도 완전히 리모트 운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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